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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조직 협력과 연대활동이 가장 큰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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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조직 협력과 연대활동이 가장 큰 자원”
  • 이번영
  • 승인 2018.03.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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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소공도, 김정섭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초청 강연
 

마을학회 일소공도(대표 박영선)는 3월27일 홍동밝맑도서관에서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초청해 월례 세미나를 열었다. 김정섭 연구원은 홍동면, 장곡면, 전북 진안군 사례를 분석, ‘농촌 지역사회의 변화와 조직활동’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홍동과 장곡 60개, 진안군 22개, 모두 82개 지역사회 조직에 대해 문제 제기, 학습, 조직 단계를 연구 분석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정리하며 제언 했다.

“홍동·장곡 지역은 1990년대 오리농업 도입을 통해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 생산’이라는 혁신 과제에 성공했다. 이후 10여 년 전 전국 수준의 유기농산물 시장 변화 상황에 조응하여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했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는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농업활동과 결부하여 다양한 활동들, 즉 다기능 농업이 활발하게 실천돼 왔는데 그 바탕에는 홍동, 장곡면 지역사회 자본이 놓여 있다. 이 지역사회자본은 최근들어 새로운 구조의 사회연결망 형식으로 진화하면서 지역 내 여러 조직들의 실천을 규율하는 새로운 제도 틀 형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회자본은 협동조합 형식으로 발현하는데 ‘지역사회 서사’라고 이름 붙여진 문화적 전통과 결부되어 있다.

농촌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제언한다.

첫째, 지역사회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를 해결하려는 기획은 ‘문제 제기-학습-조직화’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과정은 한 명의 리더십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민 여럿이 그 과정을 거쳐야하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한국 농촌 지역사회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발전 기획들은 조직들의 연대와 협력을 충분하게 지향해야한다. 발전기획을 필요로 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물적, 인적 자원을 동원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임을 뜻한다. 지역사회 발전 조직들의 협력과 연대 활동이야말로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일차 수단이다.

셋째, 한국 농촌 지역에서 주민들 간의 사회적 관계 밀도는 약화된 듯 하다. 지역사회 발전은 특정한 하나의 기획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데에 최종 목적을 두는 것으로 머물 수 없다. 한 농촌 지역에서 ‘지역사회의 장’을 만드는 것, 즉 직능별 단체의 경계를 넘어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형성해나갈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소를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 실천 과제다. 우선 다양한 지역사회발전 조직들의 협력 연결망을 형성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한편 다양한 실천과 결부될 수 밖에 없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제도 있다. 첫째, 농촌 지역마다 다양하게 표출되는 필요를 모두 식별해서 맞춤형 정책 사업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조 접근 방법을 실천하는 외부 자원으로 정책에 접근할 수 있게 통로를 열어두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가령 보조금의 형식을 최대한 제한하지 않은 채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중간지원조직의 구성, 기능, 작동 방식 등에 대한 정부 부처들의 이해와 관여가 필요하다. 특정 부문 정책 사업 실행에 조력할 단위로서 중간지원조직을 공공부문이 주도해 만들려는 시도는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관점을 놓치기 십상이다. 중간지원 조직은 지역사회에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출현할 수 있는데, 그 때의 중간은 행정과 민간 사이의 중간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 다양한 주체들이 형성한 수평적 연결망의 한 복판을 뜻한다. 중간지원조직에 관한 정부의 정책 개입은 그같은 관점에 기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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