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8:41 (금)
이정록 출향시인 ‘동심언어사전’ 출간
상태바
이정록 출향시인 ‘동심언어사전’ 출간
  • 윤진아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8.03.16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물에도 눈이 있고/ 코가 있고 귀가 있다./ 은비늘을 보고 싶고/ 비린내를 맡고 싶고/ 꿈틀대는 물방울 소리를 듣고 싶다.// 갓 깨어난/ 물고기와 새는/ 그물코와 그물눈을 통과해/ 다시 푸른 바다와 하늘을 품는다.「그물눈」에서

‘코’와 ‘방귀’를 만나게 한 동심 주목

이정록 출향시인의 10번째 시집 ‘동심언어사전’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사전 형식을 빌려 총 316편의 시편을 수록한 ‘동심언어사전’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시집이다. 단어와 단어가 만나 생겨난 ‘겹낱말’을 제목으로 삼은 각각의 시들은 언어가 본래 품고 있는 의미와, 언어 사이에 숨어 있던 속뜻을 시화하는 방식으로 써내려가 독자의 상상력을 깨운다.

이번 시집에서 이정록 시인은 그동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정말’ ‘의자’ 등의 시집에서 보인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자연에 대한 깊은 관심, 그리고 ‘지구의 맛’ ‘저 많이 컸죠’ 등 동시집에서 선보인 상상력과 언어적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콧방귀’와 ‘황소걸음’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을 시작했다는 이정록 시인은 “‘코’와 ‘방귀’, ‘황소’와 ‘걸음’을 만나게 한 것은 개구쟁이의 순수한 시선”이라며 “낱말과 낱말이 만날 때 둘은 어린아이처럼 껴안는다. 언어에는 인간 본성의 따뜻함과 사랑이 녹아 있다. 내 시쓰기는 얕고 보잘것없으나, 팔짱언어에 서려 있는 오랜 사람들의 입김을 믿었다”고 말했다.

홍동면 대영리 고향

1964년 홍동면 대영리에서 태어난 이정록 시인은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박재삼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