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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주진익<금마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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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주진익<금마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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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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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공동체 안에서 능동적 학습
▲ 주진익<금마중학교장>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공부 잘하기를 원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학부모들은 자식들이 공부 잘 하는 것이 최고의 영예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다. 2016 KOSIS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연 18조606억 원에 달하고, 1주당 공부의 양도 OECD 평균 35시간보다 15시간 많은 50시간이다. 그렇게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도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60%가 수학을 포기하고, 공부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국행동과학연구소(NTL: the National Training Laboratories)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 한 다음 24시간 후 기억량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이 ‘학습의 효율성’ 실험에 의하면, 수동적 학습방법에 속하는 강의듣기 5%, 책읽기 10%, 시청각 20%, 시연 30%를 기억하고 있는 반면, 능동적 학습방법인 모둠토론 50%, 실험·체험 75%, 가르치기 90%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유대인들이나 핀란드 교육이 우리보다 공부에 대한 투자는 적고 성취가 높은 것은 능동적 학습방법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학습은 교사와 학생의 주종관계 속에서 가르침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져 왔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노트에 필기하고, 교과서를 읽는 수동적인 방식으로 공부를 했다. 그 결과 가르침을 수용할 수 있는 학생들만의 수업이 이루어지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방관자로 전락하는 실정이었다. 수업에 대한 수동적 관점에서 능동적 관점으로 교육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한 교육학자가 사토마나부(일본 동경대)교수다. 그는 기존 수업에서 형성되는 교사와 학생의 주종관계에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공동체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배움의 공동체’가 그것이다.

2006년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도입된 배움의 공동체는 수업의 ‘방법’이 아니라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 즉 철학이다. 학생을 수업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학생들이 지식을 창조하는 주체이고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움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수업이 자기 생각을 만들어가면서 다른 사람과 자기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진정한 지식을 배우고 가치가 내면화 된다고 본다. 배움과 삶이 일치하는 공부, 자연과 사회, 인간의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공부,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공부인 충청남도교육청의 ‘참학력’과 맥을 같이한다.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배움의 공동체 안에서 능동적 학습이 시도되고 있으며, 학습의 효율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둠토론과 실험·체험, 가르치기 등 활동중심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수업에서 소외되어 교실의 방관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모둠 친구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을 통해 배우고, 가르침을 통해 배우는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배움의 공동체를 통해 학력과 인성, 생활지도가 동시에 이루어질 때,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책임교육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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