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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증장애아동병원 건립의 당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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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증장애아동병원 건립의 당위성
  • 홍성신문
  • 승인 2017.12.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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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 속담에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남의 큰 걱정이나 괴로움이 아무리 크다 해도 자기와 관련 없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이와 같은 속담처럼, 우리 주변에는 의지할 곳도 없고 호소할 곳도 없이 혼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와 자치단체와 국가는 당사자의 아픔과 괴로움을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며 다급하게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2일에는 홍성읍 다문화도서관에서 ‘기적의 새싹 토크쇼’가 열렸다. 이번 토크쇼는 중증장애아동을 위한 병원 건립이 시급하다는 내용으로, 초청된 패널과 100여명의 방청객들이 진지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교환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10살 된 아들을 키우는 건우 아빠가 참석하여 중증장애인 가족들의 참담한 생활상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는 중증 장애아동을 치료하고 재활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시피 하다.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죄인 같은 심정으로 이곳저곳 병원을 전전하며 난민처럼 생활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더구나 중증 장애아들은 일반 아동보다도 38배의 사망위험을 안고 태어난다고 한다. 자식을 변변한 병원치료도 못해주고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와 가족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의 시장화 된 의료현실에서 돈벌이가 되지 않고 치료대상자가 일반환자보다 훨씬 적은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은 항상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공공어린이 재활병원은 돈벌이와 환자의 숫자를 떠나서 우리사회 모두가 공평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꼭 필요한 기관이다. 또한 공공어린이 재활병원은 의료서비스만으로도 부족하다. 이곳에서 중증 장애아동들이 충분히 학교 못지않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도 확보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난해에 뜻있는 국회의원들이 동참하여 일명 ‘건우법’이라 불리는 ‘지방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시민단체와 관련단체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병원건립의 당위성과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얻어낸 정도이다.

지금 현재 홍성을 비롯하여 충청남도에만 4300여명의 중증장애 학생들이 있다. 학교에 다지니 않는 어린이까지 포함하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국회 의사당 앞에서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04배를 올리며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호소하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우리 홍성은 충청남도청이 소재한 중심지역으로서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이 필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홍성지역에서도 중증장애아동의 치료와 재활에 필요한 병원건립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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