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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역사도시를 꿈꾸다<15>/ 이창섭<생태도시재생연구소 소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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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역사도시를 꿈꾸다<15>/ 이창섭<생태도시재생연구소 소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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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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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구도심 활성화 위한 도시재생 방안 Ⅴ-홍주읍성과 홍성천, 월계천
▲ 홍주지도(1872년)자연 지형을 고려하여 입지한 홍주읍성과 읍성 외부의 해자인 “홍성천“과 “월계천“이 보인다. 지형과 자연을 활용한 성곽 배치를 보여주며 한국 성곽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홍주읍성의 조선말기 지도이다.출처=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세계적으로 성곽의 역사는 길다. 유럽, 중국, 한국, 일본 등 다수의 국가에서 성곽이 오랜 기간 축조되었고, 그 흔적이 아직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흔적으로 남아 있는 성곽들은 각 도시들이 역사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세계 곳곳에 있는 성곽들은 대부분 방어의 목적으로 축조되었다. 하지만 지역별로 성곽 축조의 목적과 활용에 따라 그 형태가 차별화된다.

유럽의 성곽들은 대부분 성곽 안의 건축물이 먼저 건설되었고,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도시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고 효율적인 방어를 위하여 조성되어 있는 도시의 경계에 성곽을 축조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황제는 대규모의 영토를 지배권에 두고 통치하였기에, 지역별로 중심지를 선정하여 일정한 규칙에 맞추어 성곽을 축조하고 성곽 내부에 통치 기관으로 활용된 건축물을 건설하였다. 이로 인하여 중국의 성곽도시들은 유럽보다 규칙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성곽 배치가 이루어졌다.

한국의 경우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비슷한 개념으로 성곽들이 축조되었는데, 대부분의 성곽은 조선시대 축조되거나 정비되었다.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 주로 축조된 성곽들은 조선시대부터 “읍성(邑城)”이라 하였고,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여 방어의 용도와 왕이 지방을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하여 축조되었다. 중국의 영향으로 읍성 내부의 건축물 배치와 형태는 중국의 성곽도시와 비슷했으나, 읍성은 자연에 더욱 적응한 형태였다. 이로 인하여 기하학적인 형태보다는 주변의 지형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성곽의 배치를 보여준다. 홍주읍성의 경우 대부분의 읍성과는 다르게 고려시대부터 토성의 형태로 성곽이 존재했고, 이 토성을 정비하고 축조하여 지금 형태의 성곽 형상을 갖추었다.

유럽의 경우에는 방어를 위해 성곽을 따라 외부에 물길을 조성한 사례가 많다. 이는 침입하는 적들이 성곽에 접근하기 어렵게 하는 용도였으며, 이를 “해자(垓子)“라 한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의 읍성은 자연에 적응하는 형태로 지형에 순응하는 자연스러운 배치를 보여준다. 홍주읍성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하천이 아닌 현재 지명으로 ‘월계천’과 ‘홍성천’의 사이에 입지하여 자연하천을 방어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이다. 자연하천을 활용한 홍주읍성의 사례가 유럽과 중국의 성곽 축조방식과 비교하여 한국 읍성의 축조 방법과 배치에 관한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즉, 홍주읍성의 해자로 활용된 자연하천은 한국적 특성을 명확하게 보여주어 한국 성곽의 배치과 형성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 이창섭<생태도시재생연구소 소장·공학박사>

이를 통해 홍주읍성의 의미를 담은 역사도시 홍성을 만들기 위해 단순히 홍주읍성 내부만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자연하천이며 동시에 홍주읍성의 해자로 활용된 홍성천과 월계천 역시 홍주읍성과 연계하여 계획함이 올바르다. 홍성천과 월계천 주변이 발전하면, 홍성의 많은 지역이 동시에 활성화될 수도 있다. 하천으로 자연스럽게 홍주읍성 내부와 “전통시장”, “매일시장”, “옥암온천지구”, “홍주문화회관”, “청소년 수련관”, “의사총“ 등의 홍성읍 전체의 많은 부분이 연결가능하고 유기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도시 홍성을 조성하기 위해 하천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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