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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타임즈사설/칼럼
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광천읍 담산리 ‘던목고개’참외 팔던 농부와 토정 이지함 선생
김정헌<동화작가·내포구비문학연구소장>  |  webmaster@h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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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1  13: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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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천읍 오서산과 아차산 사이에 있는 던목고개 능선.

우리고장 보령시 청라면 장산리는, 토정비결의 저자로 유명한 토정 이지함(李之菡)의 고향이다. 토정 이지함(1517~1578)은 천문·지리·의학 등에 능통한 명현(明賢)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토정비결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서 기인(奇人)으로 더욱 유명한 인물이다.

광천 오서산 던목고개에는 토정 이지함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던목고개는 광천읍 담산리 상담마을 오서산 기슭에 있는 고개이다. 옛날에 던목고개는 토정의 고향인 청라면 장산리와 광천으로 통하는 길목으로서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던 고개이다.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이었다. 던목고개 나무그늘 아래에서 젊은 농부가 참외를 팔고 있었다. 던목고개를 숨 가쁘게 올라온 사람들은 참외를 사먹으며 나무그늘에서 잠깐씩 쉬어가곤 했다. 던목고개를 올라오던 사람들 중에는 선비 한명이 섞여 있었다. 선비는 농부에게 다가가며 말을 걸었다.

“젊은이, 목이 말라서 참외를 하나 먹고 싶은데 주머니에 돈이 없구려. 다음에 지나가며 줄 테니 외상으로 하나만 파시지요.”

젊은 농부는 선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따, 참말로 이상한 분이네요. 제가 선비님을 언제 보았다고 외상을 드립니까? 돈이 없으면 그냥 앉았다가 땀이나 식히고 가시지요.”

젊은 농부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다른 손님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정말 인심 한번 고약하구먼. 저렇게 인심이 야박해서야….”

선비는 멋쩍은 표정이 되어서 입맛만 쩝쩝 다셨다.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며 나무그늘 아래로 걸어갔다.

선비가 앉아있는 나무그늘 땅바닥에는 사람들이 사먹고 버린 참외 씨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선비는 참외 씨를 몇 개 주워서 땅바닥에 심었다. 그리고는 참외 씨를 심은 땅바닥에 천천히 부채질을 시작했다.

어허,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선비가 부채질을 하면 할수록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땅바닥에서 참외 새싹이 삐죽 고개를 내밀며 올라오는 것이었다. 참외 새싹은 눈 깜짝할 순간에 이쪽저쪽으로 쑥쑥 커가기 시작했다. 잠깐 동안에 나무그늘 아래에는 참외밭이 되어버렸다. 참외줄기는 어느새 마디마다 노란 꽃이 피어나더니 주먹만 한 참외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주변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달려와서 신기한 모습에 넋을 놓고 있었다. 참외를 팔던 농부도 달려와서 신기한 모습에 넋을 놓고 있었다. 주먹만 하게 매달렸던 참외는 어느새 노랗게 익어서 달콤한 향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자, 자, 어서들 와서 참외를 하나씩 먹어보세요. 참외 맛이 아주 달콤하고 맛있습니다.”

   
▲ 토정 이지함 선생 묘가 있는 묘역(보령시 주교면 고정리).

선비는 참외를 하나씩 따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사람들은 신이 나서 참외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잠깐 후에 참외밭의 누런 참외는 하나도 남김없이 없어졌다.

“어허, 참외 맛 한번 좋구나. 이제 슬슬 가던 길을 가볼까.”

선비는 천천히 일어나서 가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아이구, 내 참외가 모두 어디로 갔을가? 내 참외가 하나도 없이 사라졌네!”

선비의 참외밭 구경을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제자리로 돌아간 농부가 외마디 소리를 냈다. 나무그늘 아래로 수북하게 쌓였던 참외가 하나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사람들도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생겨났다고 웅성거릴 뿐이었다.

선비는 이런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유히 산고개 아래로 사라졌다. 마침 참외 파는 농부의 아내로 보이는 젊은 아낙 한 명이 점심밥을 갖고 걸어왔다.

“자, 이거 참외 값이오. 아마도 지금쯤 남편이 없어진 참외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을 겁니다. 어서 갖다 주시오.”

선비는 젊은 아낙의 손에 엽전 한 꾸러미를 쥐어주었다.

“허허, 더운 날씨에 장난 한번 잘 치고 가는구나.”

선비는 껄껄 웃으며 사라졌다. 젊은 아낙은 아무 영문을 모르는 채 남편 쪽으로 달려갔다. 남편에게 엽전꾸러미를 쥐어주며 어떤 선비가 참외 값을 주고 가더라는 말을 전했다.

남편은 그제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 선비의 참외밭에 먹음직스럽게 열렸던 참외들을 모두 자신이 팔던 참외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도술을 부려서 젊은 농부를 혼낸 사람이, 바로 토정선생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도 던목고개 한쪽에는 농부가 참외를 팔던 자리와 토정선생의 기이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전해오고 있다. 한편 토정 이지함의 산소는, 보령시 주교면 고정리에 있는데 명당터로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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