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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철(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부소장·전 친환경농정발전기획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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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철(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부소장·전 친환경농정발전기획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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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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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특구 어떻게 갈 것인가(1)
▲ 정만철(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부소장·전 친환경농정발전기획단 전문위원)

홍성군은 지난 9월 정부와 충청남도의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계획’에 맞춰 유기농업특구 활성화를 위한 ‘홍성군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10월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기농업특구로 지정을 받은 이후, 특구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친환경농업 육성계획의 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루어 진 것이다. 계획 수립을 위해 관내 친환경농업인에 대한 정책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농업인과 전문가, 관계 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본 계획의 내용을 요약해 2차례에 걸쳐 소개를 하고자 한다. 우선 홍성군의 친환경농업 현황을 살펴보고, 다음 주에는 친환경농업이 안고 있는 과제와 유기농업특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홍성의 유기농업은 1970년대 후반 홍동면 문당리지역에서 시작되었다. 1994년 오리농법이 도입되면서 유기농 쌀의 재배가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며, 현재는 홍동을 넘어 장곡면에도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지역 친환경농업인들의 노력의 결과 201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기농업특구 지정을 받았다.

2016년 기준으로 친환경인증을 받고 있는 농가 수는 총 775농가이며, 이 가운데 유기인증을 받고 있는 농가는 584농가이다. 홍성군 전체 농가 호수 대비 친환경인증 농가의 비율은 약 8% 정도이다. 전체 친환경인증면적 648ha 가운데 유기인증면적은 534ha로 유기비중이 약 82%를 차지한다. 유기인증면적으로는 함평군, 서귀포시, 장흥군, 제주시에 이어 전국에서 5위를 차지하는 대규모 산지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쌀의 비중이 가장 높고, 채소나 특용작물 등의 비중은 매우 낮다. 친환경인증 면적 가운데 쌀 재배 면적이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친환경농업이 지역 내에서 순환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축산과 일반 농업 간의 연계가 중요하지만, 친환경축산 인증 농가는 그리 많지 않다. 유기축산으로 인증을 받고 있는 농가는 홍동면에서 유기농 요구르트를 생산하는 낙농가 1가구뿐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의 약 90%는 수도권 지역의 대형 생협이나 친환경농산물 전문유통업체로 판매된다. 주요 생산자조직의 매출액을 근거로 친환경농산물 생산규모를 추정해 보면 약 200억 원 정도이다. 그나마 학교급식과 축협하나로마트, 로컬푸드식당 등을 통해 일부 지역산 친환경농산물이 지역 내에서 판매가 되고는 있지만, 금액으로 보면 20억에서 25억 원 정도로 약 10% 수준이다. 가공품도 마찬가지이다. 관내에서 유기가공식품으로 인증을 받은 업체는 5개 업체로 과자, 김, 요구르트, 음료류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 역시 외부유통이 대부분이다. 지역에 좋은 먹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역 소비자들은 이러한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구매할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다.

홍성군은 유기농업특구지정 이후 ‘홍성군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2015.3)’를 제정 하는 등 친환경농업을 육성·지원할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군의 농업예산 가운데 친환경농업관련 예산은 전체 농업예산의 5.8% 수준에 미치고 있다. 그나마 이 가운데 친환경농업직불금을 포함한 생산관련 예산이 약 92%로 가장 많고, 유통·가공 6%, 소비·홍보 2% 정도이다. 생산자 인식조사 결과, 생산자들은 생산관련 정책보다는 유통 활성화나 소비확대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응답하고 있어, 향후 친환경농업 정책 및 예산 편성의 방향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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