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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신문사설/칼럼
이은집의 추석 콩트/ 행복한 추석 만들기글·이은집(광천중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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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8  17: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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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참말로 워티기 보내야 헌디야? 하루이틀도 아니고, 남들은 비행기 타고 훌쩍 외국으루 날러버린다는디….”

이른 아침,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나를 힐끔거리던 마누라가 주방 벽에 걸린 달력을 쳐다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말이었다.

“아따, 벙어리 옴을 앓나? 뭔 소리를 그리 쭝얼거리는겨?”

내가 의아해서 묻자, 마누라가 갑자기 언성을 높여 이런 대꾸로 맞받아왔다.

“흐휴! 이번 추석 연휴가 장장 열흘이나 된다고 남들은 외국 관광을 간다, 동해안 콘도를 예약해 실컷 놀다 온다며 자랑들인디, 우린 집구석에 짱박혀 지낼 게 뻔하지 않으냔 말유?”

“대통령이 내수 진작에 힘쓰라고 대체공휴일까지 만들어 추석 연휴를 열흘이나 늘려줬더니 너도나도 해외로 내빼 펑펑 외화만 낭비할 게 뻔하니, 참말로 한국인들은 말 안 듣는 백성이랑께! 휴우~”
내가 한숨까지 내쉬며 우국지사처럼 열을 올리자, 마누라도 청산유수로 포문을 열었다.

“여보슈! 남이야 돈 있고 시간 남아 외국관광을 가든 콘도여행을 하든 무슨 상관이유? 우리도 기왕 열흘이나 연휴니 한번 ‘행복한 추석 만들기’ 계획이나 세워 보자구유~”

마누라가 이런 엉뚱한 제의를 해와서, 우리 부부는 행복한 추석 만들기에 머리를 짜내기 시작했다.
“첫째! 그간 추석이 와도 우리 6형제네 집들은 제각각 추석을 쇠서 이웃만도 못하게 지냈는디, 올 추석엔 작은 선물로 ‘감사하는 추석 만들기’를 허면 워떼유? 마침 당신은 추석마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광천김을 선물하는디, 이번 추석엔 형제들한테두 허잔 말예유!”

“그것 좋은 생각이네! 두 번째 계획으로는, 명절이라고 아들딸들이 용돈을 내놓는디, 이번엔 우리도 받지만 말고 며느리 사위에게까지 세뱃돈, 아니 추석용돈을 좀 주자구!”

“좋아유! 전달은 내가 헐텐께 당신은 돈이나 내놓으슈!”

이렇게 시작된 ‘행복한 추석 만들기’ 방법으로 평소 그리운 사람, 고마운 사람, 경조사를 함께한 사람들에게 ‘추석맞이 문자메시지 인사’도 보내기로 했다.

“이젠 우리 부부를 위한 행복한 추석 만들기도 생각해 보자구유!”

마누라의 말에 나는 잠시 생각을 굴리다가 문득 떠올라서 이렇게 대꾸했다.

“오! 옛날 신혼시절엔 당신이랑 영화 구경을 잘 갔는디, 모처럼 영화도 좀 보러 갈까?”

“좋아유! 마침 고궁도 무료라니, 한복 입고 고궁 가서 상감마마 중전마마 놀이도 함 해보면 워떠유? 오다가 비싼 외식도 허구유!”

“어허~ 나야 이씨니께 상감이 당연지사! 굳 아이디어요!”

“추석엔 조상 성묘도 댕겨 와야 허는디, 우리 시골 고향은 갈 수 있겄슈?”

“어이구, 그건 힘들지! 고속도로가 주차장 될 텐디, 7학년 6반 노친네가 길바닥에서 워찌 견딜껴?”
“허긴 그렇네유! 그럼 당신이 소설가니께 난 당신이 쓴 소설책이나 한 권 읽을까유?”

“에잉~ 그건 안돼! 소설 속 첫사랑 얘길 읽고 진짜가 아니냐며 오해헐게 뻔허니 말여!”

“아이구~ 그럼 뭘 해야 행복한 추석 만들기가 된대유? 벌써 깜이 떨어지구 없네유!”

“에휴~ 말짱 도루묵이라고, 여태 떠든 것들도 허사가 될 것 같구먼! 장장 열흘 연휴라지만 영화관은 젊은 애들로 넘쳐날테고 음식점도 다 쉬니, 집에서 굳은 송편이나 먹고 낮잠이나 자다 말겠지 뭘!”
“에이구, 그럼 그렇지! 내 팔자에 무슨 행복한 추석 만들기람? 흥!”

   
▲ 이은집

이은집 약력
이은집 작가는 광천중학교,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30년간 교직생활을 했다. <스타 탄생> <통일절> <부부 찬가> 등 32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한국문인협회 저작권위원장, 한국소설가협회 이사, 국제PEN클럽한국본부 이사, 방송작가 및 작사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알베르 카뮈 문학상, 헤르만 헤세 문학상,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문학상, 한국문학신문 문학상, 한국문인상 본상, 충청문학상, 2017 대한민국 충효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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