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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골목을 가다<3>/ 광천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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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골목을 가다<3>/ 광천변 풍경
  • 조현옥 객원기자
  • 승인 2017.08.31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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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광천변의 풍경이다. 늦여름 일주일 넘게 내리던 비 덕분에 광천천은 영화 ‘연인’ 속 인도차이나 반도 붉은 강과도 같다. 천의 하구로는 장항선이 지나가고 그 아래 작은 차가 겨우 다닐 만큼의 길이 상류 ‘구장터’ 쪽으로 나 있다. 삼십 여 년 전만해도 이 길은 꽤 인기 있었다. 천변 마을 삼분이(삼봉)쪽 둑 오래된 벚나무가 봄이면 연인들을 불러댔다. 삼봉, 원촌, 신촌 젊은이들은 봄밤 하나 둘 짝을 지어 이 길을 오갔다. 특별히 무슨 일도 없음에도 언니 오빠들이 둑을 걸으면 괜스레 밤이 늦도록 벚꽃이 더 휘엉청하게 밝은 것만 같았다.
 

 

일찍 나온 노신사 두 분이 산책을 하고 천변 쪽으로 툇마루를 낸 삼봉마을 어귀에선 부지런한 할아버지가 비질을 하고 있다. 벚나무가 수령이 오래 되어 그늘을 내어줘 낮에는 오고가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는 모양이다. 그 너머 장마철이면 없어지는 원촌과 광천시장간 다리가 사라지고 조금 낯선 커다란 다리가 우뚝 서 있다. 예전엔 꼭 물난리가 나서 이 천변 사람들이 나와 높아진 물 수위를 가늠하느라 새벽부터 서 있던 모습이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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