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사를 기리는 행사들이 출생지인 홍성 보다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2017 만해축전이 지난 11일 동국대학교 만해마을캠퍼스와 인제군 일원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도전 희망’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전기간에는 전국 고교생 백일장, 만해축전 전야제, 님의침묵 서예대전, 문화예술행사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특히 님의침묵 전국 시낭송 대회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제20회 만해대상은 평화 부문에 ‘하얀 헬멧’이, 실천부문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문예 부문 대상은 한국시인협회장인 최동호 고려대 명예교수와 클레어 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 한국학센터 상임고문이 공동수상한다.
성북구청의 만해로드 대장정
서울 성북구(구청장 김영배)는 한용운 선사의 삶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만해로드 대장정’을 시작했다. 지난 12일 오전 9시 성북구 심우장에서 출정식으로 시작한 대장정은 강원도 고성군 건봉사, 속초시 신흥사를 거쳐 13일에는 인제 만해마을, 천안 독립기념관, 홍성 만해생가지 및 만해문학체험관, 김좌진 장군 생가지룰 둘러보고 14일 서울 중구 탑골공원과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를 찾아간다. 현재 재학 중인 대학생 및 외국인 유학생 포함 40명이 참가한다.
만해 딸 한영숙 ‘심우장 북향, 사인 왜곡’주장
만해 한용운 선사의 딸 한영숙(83) 씨가 만해에 대한 기록 일부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광복절을 맞아 본지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선학원, 성북구문화원 등을 통해 대전에 살고 있다는 한영숙씨 접촉을 시도했으나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거절한다며 연결되지 않았다. 성북구문화원 등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가 언론 인터뷰를 거절하는 이유는 각종 기록에서 심우장을 북향으로 지은 이유와 사인이 사실과 다르게 흥미위주로 기술돼 아무리 요청해도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 홍성군에서 발간한 홍성군지 제2권 인물과 유적 편에는 1933년 서울 성북동에 집을 지으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볕이 잘 드는 남향으로 주춧돌을 놓았다. 이것을 본 그(만해)는 “그건 안 되지 남향이면 총독부를 바라보게 될 터이니 차라리 좀 볕이 덜 들고 여름에 좀 덥더라도 북향하는 게 낫겠어” 하며 주춧돌을 돌려놓아 북향집이 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군지는 또 마지막 모습을 “일체의 배급을 거부하며 영양실조가 되었다. 육신은 홀연히 사라졌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한영숙 씨는 2012년 한국일보 서화숙 선임기자와의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심우장은 1933년 김벽산으로부터 기증받아 방응모 등 몇 명의 지인들 도움으로 지었다. 실제로 서울 성북구 성북동 222-1번지 심우장과 그 주변 주택은 모두 북향으로 지을 수 밖에 없는 비탈진 북향 언덕이다. 심우장에서 태어나 열한 살까지 만해와 함께 살았던 한영숙 씨는 평소 혈압이 높은 만해가 눈이 오는날 마당을 쓸다가 중풍으로 쓰러진 후 침을 맞으며 지팡이를 짚고 다녔으나 심해져서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때야 다들 못 먹고 살 때지만 우리라고 유별나게 더 못 먹지 않고 밥 세끼는 먹고 살았다”며 영양실조 설도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