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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촛불민심 살리는 못자리대선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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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촛불민심 살리는 못자리대선 만들자
  • 홍성신문
  • 승인 2017.04.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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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민들의 정치적 성향은 보수적이다. 2000년 이후 대통령선거에 나타난 투표 결과를 보면 나타난다.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으나 홍성군민들은 낙선한 이회창 후보에게 49.2%를 던지고 노무현 후보는 45.3%로 차점에 머물게 했다. 2007년 선거에서도 경제살리기를 내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나 홍성군민들은 30%만 주고 낡은 보수로 평가받던 이회창 후보에게 46%로 밀어줬다. 2012년 18대 선거에서는 박근혜 후보에게 61.8%로 승리를 안겨주었다. 전국에서 51.6%, 충남에서 56.7%를 얻었으나 홍성에서는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이다. 이때 문재인 후보는 홍성에서 37.5%에 그쳤다.

그러나 홍성의 과거 선거는 야당이 우세했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후 1963년 군복을 벗고 5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46.65%로 당선됐다. 그러나 홍성군민들은 박정희에게 37.9% 차점자로 만들었다. 야당인 윤보선에게 6500표가 더 많은 2만 5237표를 몰아주었다. 박정희는 4년 동안 권력을 다져놓고 다시 출마한 6대 선거에서도 51.5%로 압승하지만 홍성에서는 38.6%에 머물고 야당 윤보선이 8190표를 더 받는다. 그후 박정희는 유신헌법을 만들어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제도를 없애버렸다.

올해 19대 대통령 선거는 여느 선거와 다르다. 원래 12월에 치러야할 선거를 앞당겨 보궐선거로 치르게 된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다섯달 동안 21차례에 걸쳐 1600만 명이 참가한 촛불이 대통령을 탄핵, 감옥으로 보내고 치르는 선거다. 홍성군민이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준 대통령이 국정을 농단하고 감옥에 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민초들이 일어나 권력에 저항한 사례가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국민의 요구를 담아 나라를 새롭게 변화시키는데 실패했다. 4·19 학생혁명은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패를 무너트리는데 성공했지만 뒤이은 장면 정권의 무능과 군인 박정희의 쿠데타로 이승만 12년보다 더 긴 18년 군부독재를 만났다. 5·18 민주화운동은 그 후 김대중과 김영삼의 권력투쟁으로 군사정부 종식을 지연시켰다. 1987년 유월항쟁은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지만 민주화를 완성시키지 못하고 양극화가 극대화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대통령 하나 끌어내리자는 촛불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들을 청산하고 새나라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누가 촛불 민심을 잘 반영할 수 있을지 잘 판단해야 한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구분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태며 미국과 중국에 끌려다니며 국가의 운명이 위태롭다. 장사가 안 되고 청년 취업이 안 되며 농업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장미꽃 구경하러 다닐 여유가 없다. 못자리 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투표장에 가야 한다. 그래서 속된 말로 죽쒀서 개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올해는 특히 유월항쟁 30주년이 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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