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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17대선<5>/ 이것부터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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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17대선<5>/ 이것부터 고치자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7.04.20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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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통령 막는 걸림돌

1963년 10월 15일에 실시한 제5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는 10월 5일자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1면에 다음과 같은 선거 광고를 실었다.

“한국적 매카시즘의 신봉자를 우리 사회에서 일소시키기 위해 분연히 궐기하여 과감히 투쟁합시다(일부 발췌).”

민정당 윤보선 후보가 박정희 후보의 과거 좌익 활동을 거론하자 매카시즘(극우 올가미의 망령)을 비판하며 색깔론 선거를 하지 말자는 광고였다. 투표일 이틀을 남겨놓고 10월 13일 윤보선 후보 측은 박정희 후보가 과거 남로당에 가입해 좌익 활동을 하다 무기징역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해 호외를 발행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색깔론선거였다.

그러나 이 색깔론은 역풍을 맞았다. 좌익 문제로 피해의식이 많았던 영남과 호남 지역인들이 오히려 박정희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그 결과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크게 진 박정희는 영남과 호남에서 크게 이겨 1.5%인 15만 6026표를 제키고 당선됐다.


우리나라는 그 후 선거때 마다 예외없이 색깔론이 등장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채 빨갱이, 종북은 계속 생산됐다. 진보와 보수, 여와 야, 색깔론, 지역 구도가 사라지고 예측불허 선거로 분석되던 이번 대선에서도 막바지에 이르자 다시 색깔론, 지역감정 조장 네거티브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국민통합으로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선두를 달리는 문제인 후보는 그동안 외치던 ‘적폐청산’ 이야기를 접고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 역시 ‘미래, 유능. 통합’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인 빨갱이란 말부터 없애지 않으면 그런 목적 실현은 불가능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100% 대한민국’을 스로건으로 내걸고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당선된 뒤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을 대거 좌빨로 몰아 국민을 분열시킨 블랙리스트 사건을 일으켜 감옥까지 갔다.

문제는 이같은 매카시즘이 선거가 끝나고도 일상 생활 속에까지 깊숙히 들어간다는 점이다. 정권에 순응하지 않으면 무조건 종북 좌파, 빨갱이로 낙인 찍고 양심적 지식인과 노동자들에게 종북 좌빨 딱지를 붙였다. 심지어 세월호 유족들에게까지도 종북으로 몰았다. 빨갱이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조건 나쁘다고만 믿는다. 논리적으로 설득이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을 저주의 수렁으로 빠트리는 빨갱이 문제, 지역감정 조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선거를 치루면 국민적 통합 대통령 탄생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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