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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소방서 옥암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최익호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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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소방서 옥암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최익호 소방교
  • 노진호 기자
  • 승인 2017.03.11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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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보여야 하는 직업 … 스트레스 애써 무시”

 
지난해 홍성지역에서는 총 40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8명이 숨지고 581명이 다쳤다. 하루에 한 번 이상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생사가 엇갈리는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정의의 사도’가 바로 구급대원들이다. 홍성소방서 옥암119안전센터 최익호 소방교(41·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은 뼛속까지 구급대원인 최익호 소방교지만, 사회의 첫발을 내디딘 곳은 병원이었다. 대전보건대 응급구조과를 졸업한 그는 건양대병원과 한림대 성심병원, 제천 서울병원 등에서 근무했으며, 군 복무도 국군수도병원에서 했다고 한다.

9년 정도 병원에서 일한 최 소방교는 교정직 교도관이라는 새로운 직업을 선택해 홍성교도소 보건의료과에서 4년간 근무했다.

그는 “수용자 의료서비스를 위해 할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좀 달랐다”며 “내가 가진 능력으로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어 소방관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최 소방교는 지난 2010년 7월 홍성소방서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2014~2015년경에는 태안소방서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 나가면 고마워하시는 분들도 참 많지만, 마치 하인을 부리듯 함부로 대하거나 술에 취해 욕을 하고 폭력을 쓰는 사람도 있다. 조금만 더 친절히 대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경보음이 울려도 안 비켜주는 운전자도 있고 길 터주는 방법을 몰라 당황하는 분들도 많다”며 “갑자기 속도를 줄이지 말고 정속주행을 해서 옆 골목이나 공터로 피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최 소방교는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태안 안면119안전센터에 있을 때 일인데 해루질을 하던 3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려 익사 위기에 처했다. 실종됐다는 무전보고를 받고 현장에 갔는데 막상 가보니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보였다”며 “구명보트를 기다리면 너무 늦을 것 같아 구명환 하나 들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칠흑 같은 밤이라 나또한 위험했지만,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하루하루 보람이 큰 구급임무지만, 안타깝고 참혹한 현장과 함께하기에 어려움도 크다.

최 소방교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며 “우린 강해보여야 하는 직업이다. 스트레스가 있어도 애써 무시한다. 또 주기적으로 힐링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들이 10살이고 딸이 8살인데 같이 시간을 많이 못 보내 아쉽다. 늘 긴장한 상태로 일하다보니 집에 가면 잠만 자게 된다”며 “아내는 근무하던 병원의 간호사였다. 정말 고마운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최 소방교는 구급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국내에 응급구조과가 처음 생긴 게 1995년이고, 내가 첫 기수”라며 “응급구조의 질을 높이기 위해 후배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홍성에는 최익호 소방교를 비롯한 143명의 소방관이 주민들을 위해 뛰고 있다. 어디선가 그들과 마주치면 따뜻한 인사라도 건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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