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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제일감리교회 새 사역자 박재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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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제일감리교회 새 사역자 박재진 목사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7.03.10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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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와 함께한 역할 회복 최선 다할 것”

 
“네 양떼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피며 네 소떼에 마음을 두라”

박재진(48) 기독교 대한감리회 홍성제일교회 목사 책상 위에 걸려있는 구약성경 잠언 27장 23절 말씀이다. 박 목사는 기독교 문화선교로 유명한 청현재이 캘리그라피 한동규 씨가 써서 준 액자를 들고 지난달 21일 부임했다. 이 귀절이 박 목사의 목회관이다. 부임 10여일 된 박 목사는 벌써 그동안 교회를 떠난 사람 명단부터 받아 심방과 문자 보내기 등으로 양떼와 소떼 목자로서의 사역에 여념이 없다.

교인 투표로 최종 선발

박 목사의 부임 과정은 다른 교회에서 보기 드문 절차를 밟았다. 제일교회는 김대경 목사 정년퇴임 6개월 쯤 전 교회계통 인터넷신문 등에 모집공고를 냈다. 전국에서 55명이 지원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1차 컷오프에서 4명을 선발하고 2차 2명으로 압축한 다음 전체 교인을 상대로 직접 설교를 듣고 투표로 결정했다. 박 목사는 120대 73으로 최종 선발된 것이다.

박 목사는 홍성제일교회에 오게 될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넷 광고를 보고 지원했지만 기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목사가 바뀔 때는 학연, 지연 등 인간적 연고에 의해 미리 정해놓고 공고라는 요식행위를 거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홍성제일교회가 이렇게 객관적으로 원칙대로 절차를 밟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박 목사는 말했다.

강원도 영월 산골 출신

강원도 영월 장화동 산골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난 박 목사는 어렸을 때부터 목사 되는 것이 꿈이었다. 영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목원대와 동 대학원 신학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백석대학교 기독교 전문대학원에서 실천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11월 개척교회 보배교회 담임목사를 시작으로 인천에서 1500명이 참여하는 내리교회와 학익교회에서 16년간 부담임 목사로 시무했다. 사모 김영심(49)과 사이에 올해 홍성여중 1학년에 들어간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박 목사는 홍성제일교회 부임 첫 소감을 묻자 “제가 올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3년에 펴낸 ‘홍성제일교회 113년 역사’책을 정독하고 지역사와 함께 한 교회의 역할과 위상에 압도당했다는 것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의 항복방송 3일 뒤인 18일 홍성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군민해방축하식이 끝난 뒤 지도급 인사들이 홍성제일교회에 모여 홍성군자치위위원회를 결성했다. 해방후 충남도내 최초의 민간조직이었던 자치위는 군청과 경찰서를 접수하여 어수선한 질서를 바로잡고 친일파를 숙청하는 일들을 했다. 9월 1일에는 건국준비위원회로 개편했다. 자치위-건국준비위 위원장은 유승준(2대, 4대 국회의원), 부위원장은 한보국(한용운 아들)과 최명룡(독립운동가), 총무부장 김영환(5대 국회의원) 그리고 선전부장에 박설봉 홍성제일교회 목사가 맡았다. 박설봉 목사는 그 후 감리교 신학대 협성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해방 전후 홍성제일교회는 지역의 정치, 사회 지도자들의 활동 아지트였던 셈이다.

박재진 목사의 신앙관은 매주 일요일 설교에 모든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기도하는·말씀 배우는 교회 목표”

“저는 23년 동안 목회하며 내린 결론이 2가지입니다. 기도하는 교회, 말씀을 배우는 교회입니다. 그것이 중심이 됐을 때 선교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목숨 걸고 설교준비를 해야한다”고도 말했다.


요즘 교회가 비난받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목회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야하는데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목회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가 있어야할 자리를 이탈해서 그렇습니다. 저부터 낮아지고 성도를 섬겨야 합니다.”

잘못되고 있는 사회문제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지 않나 물었다. 그러나 역시 교회 안에서 모든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개인 영혼의) 치유공동체입니다. 목회자가 목회 이외에 너무 관심을 가지면 교회가 부실해집니다. 정치나 여가활동에 열심하면 어렵습니다. 교회에서 바르게 양육된 성도들이 사회에 나가 바르게 일해야 됩니다. 역대 대통령중 기독교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창피한 대통령들이었습니다. 교인들도 이제 기독교인을 뽑지 말아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신앙으로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앙고백이 있고 말씀으로 채워졌다면 불통대통령이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됐을 것입니다.”

홍성제일교회는 1900년에 설립됐다. 홍성군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교인이 많은 홍성제일교회의 젊은 새 사역자 박재진 목사는 군민의 기대와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홍성제일교회가 홍성지역의 빛과 소금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성지역사와 함께 걸어온 역할이 헛되지 않게, 찬란한 영향력을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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