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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군 휠체어 컬링 박종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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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군 휠체어 컬링 박종도 선수
  • 노진호 기자
  • 승인 2017.02.16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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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어렵지만, 스틱 놓지 않을 것 …”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 출전
훈련장 없어 전국 방방곡곡 전전
매력적인 종목 … 학생들에게 강추
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일도 자신

“물론 상황은 어렵죠… 그렇다고 스틱을 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 휠체어 컬링 충남 대표로 출전한 홍성군장애인체육회 박종도 사무국장(51·사진)은 이 같은 말로 자신의 ‘컬링 사랑’을 대변했다.

박종도 사무국장은 지난 10일 막을 내린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 김지환·이동우·김기철 선수와 함께 출전해 조별예선 성적 3승 4패로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다.

박 사무국장은 “지난해 실업팀이 생긴 서울과 인천은 이제 비교 자체가 힘들다. 훈련량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전력은 상향평준화됐다. 승패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대회든 끝나면 늘 아쉽다. 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실력 발휘를 다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주 이용하던 동두천 아이스링크가 지난해 문을 닫아 이번 대회는 훈련량이 유난히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동계스포츠 인프라 부족은 비단 홍성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박 사무국장은 인근에도 훈련할 곳이 마땅히 없어 어려움이 배가됐다.

그는 “비싼 대관료도 부담되지만, 더 큰 문제는 훈련 장소가 없다는 것”이라며 “의성·동두천·태릉·대전·청주 등 전국을 전전했고, 밤 12시에 훈련한 적도 있다. 멀리 가다보니 숙박에 식사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스링크가 있어도 빙질이 안 맞으면 훈련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 비장애인 컬링은 스위핑(스틱으로 얼음길을 닦는 것)으로 스톤 방향을 바꾸지만, 장애인은 오직 던지는 사람의 감에 의존해 더 예민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홍성군 휠체어 컬링은 정식 실업팀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투잡(two job)’을 하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대부분 장애인단체에서 일하지만 시간 내는 게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며 “컬링은 팀워크가 중요한 만큼 경기 외적으로도 많이 소통하고 있다. 화합하지 못하면 팀은 깨진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충남척수장애인협회의 추천으로 스틱을 처음 잡았다는 그는 열악한 환경과 10년이란 세월에도 아직 컬링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박 사무국장은 “세월이 흘러 정확한 날짜는 가물가물하지만 첫 승 순간의 그 짜릿함만큼은 생생하다”며 “비장애인을 포함해 충남 컬링 사상 첫 승리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컬링은 경기 내내 집중해야 하고 빙판 위라 변수가 많아 두뇌싸움도 치열하다. 또 팀워크가 중요해 장애인-비장애인을 떠나 학생들에게 딱이다”라고 강력 추천했다.

충남 대표 선수이자 홍성군장애인체육회를 이끌고 있는 박 사무국장은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와 스포츠센터 건립 등 많은 일을 해왔지만, 아직 배가 고프다.

그는 “전국 8강권에 꾸준히 드는 경기력을 갖추고 싶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모두 어우르는 컬링협회도 만들고 싶다”며 “올봄 문을 여는 장애인스포츠센터 운영을 맡게 된다면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새로운 롤모델로 만들 것이다.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모든 군민이 즐길 수 있는 곳 말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사무국장은 “올해 도민체전 3연패는 기본이다. 홍성에 컬링장이 생기는 날까지 더 열심히 뛰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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