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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천수만 A지구 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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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천수만 A지구 방조제
  • 김정헌<동화작가·구항초등학교장>
  • 승인 2016.12.05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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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유조선 물막이 공법으로 탄생

▲ A지구 방조제 물막이공사 모습.(A지구 방조제 안내판에서 옮겨옴)
홍성군의 유일한 해안도로가 서부면 궁리에서 서부면 남당리까지 이어진다. 홍성군 임해관광도로는 천수만 A지구 방조제를 시작으로, 궁리포구·속동전망대·어사리포구·남당항·모산도로 이어진다. 서해바다 천수만과 인접한 해안선은 부산스럽지도 않고 초라하지도 않으면서 소박한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길이다.
천수만 A지구 방조제는 홍성군 서부면과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사이의 구간 6km를 연결하는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축조되었다. 이 간척사업으로 생긴 육지는 여의도 면적의 40배가 넘는 엄청난 땅이라고 한다.

천수만 A지구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홍성군 서부면과 서산시 간월도 사이에는 ‘간월호’라는 거대한 담수호가 생겼다. 또한 간월도를 지나서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는 ‘부남호’라는 넓은 호수도 생겼고, 이곳 방조제는 B지구 방조제라고 부른다. 이 두 담수호 사이의 방조제를 통털어서 ‘서산 AB지구 방조제’라고 부른다. 이들 두 호수가 예전에는 갯벌을 품고 있는 바다였지만, 지금은 담수호와 함께 주변으로 넓은 논이 생겼고, 겨울에는 각종 철새들이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A지구 방조제 물막이공사에 사용되었던 폐유조선공법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곳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여 유속이 굉장히 빠른 관계로, 방조제의 마지막 물막이공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기술자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현장에서 익힌 이론을 총동원하여 마지막 물막이 공사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였다.

▲ A지구 방조제에서 바라본 천수만 앞바다.
이때 현대건설 고 정주영 회장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는데, 바로 폐유조선을 활용한 물막이 공법이었다. 폐유조선을 방조제 물막이공사 마지막 구간에 접근시켜서 물을 가득 채운 다음에 가라앉혔다. 그다음에 양쪽에서 재빠르게 돌과 흙을 퍼부어서 방조제공사를 완공시킨 공법이다.

이곳에 서있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뚝심으로 물막이 공사를 완공시킨 고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어록이 떠오른다.

“이 봐 채금자(책임자)! 해보기나 했어?”

공사 현장에서 어줍잖은 이론으로 반대하던 많은 기술자들을 바라보며 호통치던 정주영 회장이 바로 이곳에 서있는 듯하다.

▲ A지구 담수호 모습.
▲ 김정헌<동화작가·구항초등학교장>
A지구 물막이 공사가 이뤄졌던 방조제 한가운데에 서있으면, 육지쪽으로 생겨난 거대한 담수호와 논으로 변한 경작지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바다쪽으로는 잠자는 듯 편안하게 늘어서 있는 안면도의 섬들과 해안선과 잔잔한 천수만 바닷물이 찾는 이들의 마음을 환상 속으로 이끌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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