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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만나다> 30년간 해마다 고향 방문하는 재미사업가 천종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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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만나다> 30년간 해마다 고향 방문하는 재미사업가 천종국 씨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6.11.22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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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야생산삼채취 체험관광사업 구상중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날아간 홍성 출신 천종국(68) 씨가 미국 이민생활 40주년을 맞았다. 그의 고향과 모교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해마다 고향을 찾아와 한 달씩 머물다 가기를 30년. 모교 교직원 초청사업 주도하기를 10년 이상 계속했다. 그러던 그가 이제 자연 야생 산삼을 캐는데 푹 빠져있다. 나이도 잊은 채 지칠 줄 모르는 그의 도전 정신은 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고향을 찾아와 홍성온천호텔에서 묵고 있는 천종국 씨를 만났다.

홍성읍 오관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천종국 씨는 홍주초, 홍성중, 홍성고(22회) 졸업생이다. 1976년 미국 시카고로 이민을 가 미용재료상, 야외 골프연습장, 부동산 투자 사업 등으로 자리를 잡은 사업가다. 미국에서 10년 쯤 지나 사업이 안정되자 사회생활에 적극 참여했다.

홍성고 교직원 초청 견학 10년간 주도

1990년대 초 시카고에 살고 있는 홍성고 졸업생 10여명을 찾아내 동문회를 결성하고 모교 돕기 운동을 주도했다. 처음 장학 사업을 시작한 동문회는 홍성고 출신으로 모교에 재직 중인 교직원 1명과 총동창회 일을 열심히 하는 동문 1명을 초청, 미국 고등교육을 참관하고 관광하도록 주선하며 지원했다. 시카고동문회의 모교 돕기 활동은 15년 쯤 후 재 로스앤젤레스 홍성고 동문회로 이어졌다. 재 로스앤젤레스 홍성고 동문회는 모교 수석 합격자 3명씩을 해마다 초청해 어학 연수 프로그램을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다.

홍성고에서 태권도를 한 천종국 씨는 만능 스포츠맨, 재주꾼이다. 그는 미국에서도 운동을 계속했다. 특히 볼링과 골프는 시카고 교포 중 단연 1등이었다. 세계국선도연맹산하 기관에서 발행한 자연건강지도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천종국 씨가 인생 후반기 사업으로 뛰어든 분야는 건강. 그중 인체에 좋아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진 자연 야생 산삼에 푹 빠졌다. 그는 산삼이 한국과 동양에서만 애용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세계 자연 야생 산삼 생산량의 90%가 미국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산삼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요. 미국은 산삼을 200년 전부터 각국에 수출하지만 한국에서는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1회에 300g 이상이면 세관에 신고하고 세금을 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소량만 거래되기 때문에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았죠. 산삼의 핵심 효능은 사포닌으로 암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시키는데 한국산 삼의 함유량은 0.59%지만 미국산은 1.1%로 더 많아요.”

▲ 산삼을 캐는 천종국.
미시시피강변 산 10년 누비며 산삼 채취

약 30년 전 천종국 씨는 ‘중앙일보’ 미주판에서 위스컨신주의 한 교포가 폐암에 걸린 아버지에게 산삼을 다려주고 고쳤다는 기사를 접했다. 산을 좋아하는 그는 등산으로 건강해지고 이웃들에게 산삼을 나눠 주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사업에 은퇴한 그는 꿈 실현에 나섰다. 대단한 심마니 한 사람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미국 내 최고의 산삼 전문가를 모시고 2년 동안 따라다니며 수업을 받고 임상실험을 했다.

미국에는 50개주 중 19개 주에서 산삼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천종국 씨는 일리노이, 위스컨신, 아이오와주 산삼채취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미시시피강을 끼고 연접해 있는 주들이다. 천 씨는 이곳 야산과 계곡을 누비며 10년 동안 자연 야생 산삼을 채취했다.

“야생 산삼은 영물입니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으며 그늘지되 나뭇잎 사이로 햇볕을 받아야하고 물가이면서 물이 닿지 않아 습도가 적당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만 자랍니다. 비, 바람과 병충해 등 온갖 위험을 견디며 오랜 세월 살아남는 게 자연 야생 산삼입니다. 10년 이상 된 것만 채취하는데 저는 20년 부터 80년생까지 갖고 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삼은 최장 130년까지 생존한다는 영물입니다”

▲ 천종국 씨가 미국 미시시피강변에 준비 중인 건강치유마을 터.
12만 평 건강치유마을 준비 중

그가 산삼에 올인하는 이유는 자신과 이웃에 대한 건강 때문이란다.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머리를 편하게 해줍니다. 산에 들어가면 세상사 다 잊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평안의 경지에 도달합니다. 이웃들에게 좋은 산삼을 나눠줘 건강하게 사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세 딸을 출가 시키고 시카고 교외에서 부인과 살고 있는 천종국 씨는 앞으로 두 가지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 하나는 건강치유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황토 찜질방을 비롯해 각종 휴양시설을 갖추고 누구나 와서 쉬고 갈 수 있는 농원이다. 이동 차량을 세우는 캠프도 가능하며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투자해서 공동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미시시피강 옆 경치 좋은 곳 12만 평을 구입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천종국 씨의 또 하나 계획은 고향 사람들을 대상으로 ‘미국자연산삼채취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산삼 채취 기간인 내년 8월 20일부터 2개월 간 6명씩 10회에 걸쳐 희망자를 모집해 자연 야생 산삼을 직접 캐며 관광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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