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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환경농업축제를 열자<2>/ 영동의 국악과 와인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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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환경농업축제를 열자<2>/ 영동의 국악과 와인축제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6.10.19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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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결과로 포도 품종과 생산 방식 결정

글 싣는 순서
<1>홍성축제 진단
<3>지평선축제
<4>괴산유기농축제
<5>홍성환경농업축제 제안①
<6>홍성환경농업축제 제안②-오리농업축제로

▲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30여 농가 와이너리 코너에서 와인을 무료로 맛볼 수 있다.
충청북도 최남단에 있는 영동군은 해마다 1월 중순에 국제빙벽대회를 시작으로 8월 포도축제, 포도전국마라톤대회, 10월 난계국악축제, 대한민국와인축제, 12월 곶감축제 등 여섯 개 큰 축제를 열어 외지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기자는 10월 15일 제49회 영동난계국악축제와 제7회 대한민국와인축제장을 찾아갔다. 오전 11시, 현수막 안내를 따라 도착한 축제장은 영동천변 양쪽 고수부지에 수많은 부스들이 질서있게 자리잡고 있었다. 주곡천과 양정천이 합쳐 영동읍 중심지를 흐르는 영동천은 수량이 많고 바닥이 훤히 보이게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어 영동의 보배였다. 중앙의 다리를 중심으로 국악축제관과 와인축제관으로 구분돼 있으나 관광객들이 왔다 갔다하며 모두 볼 수 있다.

국악과 와인으로 동서문화 하모니

영동축제는 국악축제와 와인축제를 함께 열어 ‘동서양 문화의 절묘한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었다. 영동은 3대 악성 가운데 하나인 박연(1378~1458)이 태어나 활동하다 말년에 귀향해 타계한 국악의 고장이다. 박연의 호인 난계 이름으로 축제를 49회째 열어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국악축제다. 숭모제, 조선시대 어가행렬, 종묘제례, 난계 거리퍼레이드, 난계 국악학술대회, 각종 전통 무용과 국악 등으로 이어졌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내년 50주년에는 더 성대하게 전국 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영동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포도, 곶감, 호두, 표고버섯이다. 지난해 연동군에서는 3000여 농가 1523헥타에서 포도 2만6000여 톤을 생산했다. 생산량 기준 충북 점유율 81%, 전국 점유율 11%를 기록했다. 이들 포도로 와인 401톤을 생산해 45억74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개별 비법으로 각자 와인을 만드는 농가 와이너리 42곳이 생겼으며 와인감별사 34명이 나오는 등 영동은 ‘술익는 마을’로 바뀌고 있다.

와인축제는 한국와인대상 선발, 와인레스토랑 운영, 와인 만들기 체험, 와인 족욕, 와인병 공예, 정수라 와인디너쇼, 응모권으로 ‘와인 100병을 쏘다’ 이벤트, 전국 통기타경연대회 등으로 진행됐다.

축제관 입구에서 3000원에 와인잔 하나 사 들고 들어갔더니 30여 농가 와이너리 코너에서 서로 자랑하는 각종의 와인을 무료로 맛 볼수 있었다. 현장에서 구입하는 가격은 750ml 들이 한 병에 1만2000원에서 3만원 꼬냑까지 있었다.

▲ 영동난계국악축제에서의 공연 모습.
5만명 영동에 축제 관객 28만명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린 두 축제 방문객은 27만 명 내지 28만 명으로 추산하며 와인 2억 원 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와인담당은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축제 예산은 총 3억4000만 원이 들었는데 충북도비 2억1000만 원을 지원받았다는 것이다. 5만1000명 영동군 인구의 5.5배에 달하는 관광객이 축제장을 방문한 것이다. 축제 현장에서 편재영 영동와인연구회장은 “관광객은 전국에서 찾아왔지만 대전시와 세종시, 청주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영동은 2005년 국내 처음으로 포도와인 산업특구로 지정됐다. 포도 출하 성수기인 지난 8월 25일부터 28일까지는 포도축제를 열었다. 포도따기 등 다채로운 이벤트와 체험행사로 진행한 축제는 전국에서 17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포도 10여 억 원, 복숭아 등 기타 농특산물 8여 억 원 등 모두 18여 억 원 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2014년부터 관광객이 해마다 1만여 명씩 늘어나고 농특산물 판매액도 2014년 16억 원, 2015년 17억 5000만 원보다 증가한 것이다.

영동와인은 2013~201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상을 받았다. 영동대학교의 와인아카데미는 매년 정원 조기 마감되고 올해는 와인연구소가 설립됐으며 군청에서는 와인터널, 와인 거리, 와인 상설판매장을 조성중이다. 산업, 학교, 관청, 연구소의 협력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것이다. 특히 영동읍에 있는 영동대의 협력이 돋보인다. 영동대는 식품공학, 양조학에 집중된 기술교육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는 소믈리에 양성교육과정을 개설해 농가들의 서비스 마인드 교육을 시작했다고 한다.

▲ 영동천을 사이에 두고 국악축제와 와인축제가 함께 열렸다.
체험농장·협동조합·농가교육이 과제

영동인들은 포도산업과 축제의 개선 과제도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와인연구회 이원철 사무국장은 “출고가격을 낮추고 알콜 도수를 12%로 모두 맞추는 경직성은 해결돼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는 농가형 와이너리 육성사업을 양적 팽창에 주력했으나 이제 질적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명주 농업기술센터 팀장은 “소비자와 생산자 직거래 방안을 찾아 유통단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같이그린백화점 고성우 사무국장은 “가격정책, 체험농장 육성, 와인협동조합, 농가교육을 세부적으로 고민해야되는 때”라고 정리했다.

와인이 항암작용과 혈액순환, 노화방지, 피부미용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지고 경제사정이 나아져 고급문화를 추구하는 계층이 늘어나면서 와인소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FTA 체결로 농가 소득 감소가 우려되자 영동 포도재배 농가들은 와인가공으로 2차산업화하며 명품축제를 통해 3차산업화로 발전하고 있다. 편재영 와인연구회장은 “그동안 생식용으로 재배하는 국내 포도 품종으로 만드는 와인이 외국산에 비해 낮게 평가돼 회의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와 직접 마주치는 축제에서 스위트한 맛의 레드와인 판매 비율이 80% 이상 차지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사용하는 품종으로도 좋은 와인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해답을 찾았습니다”고 말했다. 축제가 포도 품종 선택과 생산 방식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농가와 지역에 기여하는 영동축제의 실제적 효과는 홍성뿐만 아니라 축제가 난립하는 우리나라 모든 지방에서 배울만하다고 생각됐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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