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구순 바라보는 이희영·이덕순 부부
상태바
구순 바라보는 이희영·이덕순 부부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6.10.13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

▲ 구순을 앞둔 이희영·이덕순 부부가 밭에서 들깨를 수확하고 있다.
들녘이 황금물결로 물들면서 곳곳에서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벼를 베고, 갈무리를 하느라 농촌은 분주하기만 하다. 금마면 부평리에 사는 이희영·이덕순 부부는 구순을 앞둔 노인이지만 오늘도 여느 농부와 마찬가지로 가을걷이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2일 부부를 만나기 위해 부평리를 찾았다. 이희영 씨는 들깨를 베느라 정신이 없었고, 이덕순 씨는 배추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이희영 씨는 경운기도 직접 운전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홍성읍에 사는 아들이 틈틈이 부모님을 찾아 일손을 돕는다. 홍성군의회 이병국 의원이 부부의 큰아들이다.

이희영 씨는 1929년 생으로 올해 89세다. 부인인 이덕순 씨는 1928년 생으로 오는 24일 90세 생일을 맞이한다. 농사일에 손을 놨어도 오래전에 놨어야 할 나이지만 부부는 농사를 포기할 줄 모른다. 72년 전 결혼을 하면서 부부가 함께 땅을 일궈왔다. 강산이 일곱 번 바뀔 동안 서로 믿고 의지해 농사를 지으며 3남 2녀를 남부럽지 않게 길러냈다.

부부의 하루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일어나면 집 주변을 깨끗하게 치우고 마당 빗질을 한다. 부부의 집 주변은 쓰레기 하나 없을 정도로 정갈하게 정리돼 있다. 마당에도 잡풀 하나 보이지 않는다. 부부는 약 1400평의 밭에 양파와 마늘, 고추, 배추,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있다. 논농사는 힘에 부쳐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줬다.

이희영 씨는 “농사일을 그만해야지, 그만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아직까지 계속하고 있다”며 “자식들도 농사일 하는 것을 염려하지만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덕순 씨 역시 “건강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힘닿는 순간까지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