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오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알겠는데, 대체 환경오염과는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함께 알아볼까요?

지엠오로 인한 대표적인 환경오염은 농약의 과다사용과 수퍼해충의 출현입니다. 인도의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는 <씨앗이 있어야 우리가 살아요>라는 책에서 지엠오개발과 농약사용의 악순환관계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해충이 발견된다→농약을 개발한다→농약에 살아남는 강한 해충이 발견된다→더 강한 농약을 만든다→강한 농약에 살아남는 더 강한 해충이 발견된다→살충기능이 있는 유전자변형씨앗을 만든다→작물이 살충성분을 계속 내뿜는다→작물의 살충성분에도 이기는 수퍼해충이 발견된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유전자조작면화 재배로 인해 해충 수가 10배 이상 늘었고 농약사용량이 1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지엠오개발회사들이 씨앗과 농약을 패키지로 판매한다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농약을 많이 사용하면 물과 토양이 오염되는 것은 당연하죠. 해충은 물론 유익한 곤충이나 미생물까지 죽습니다. 식물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벌과 나비, 새나 다람쥐도 영향을 받습니다.

생태계 교란도 걱정입니다. 1994년 넙치의 유전자를 넣은 ‘무르지 않은 토마토’를 시작으로 개구리 유전자 콩, 뱀과 원숭이 유전자 옥수수 등 동물과 식물의 유전자들이 함부로 뒤섞이고 있는데요, 이 생명체들이 어떤 돌연변이나 질병의 원인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수입유통과정에서 허술한 관리로 떨어진 지엠오 자생지가 전국 59개 지역(184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단작(單作)으로 인한 생물종다양성 감소는 어떻고요. 자연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질서를 가지고 있고, 생물들은 다양한 관계에 의지해 더 좋은 열매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엠오개발회사들은 단작을 유도합니다. 종(種)이 단순하면 해충이 출현하고 돌림병에 취약하며 기후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지엠오 개발과 재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연의 능력을 훼손하고 빼앗는다는 게 아닐까요?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모든 작물들은 오랜 시간 진화를 거듭해오며 환경에 적응해 어떤 유전자조작기술과 비교할 수 없는 최고급생명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현대 환경문제의 본질이 자연을 상품화하고 독점화하려는 인간의 탐욕에 있다고 보면 지엠오 문제는 명백한 환경문제입니다. 조상들이 베고 죽을지언정 먹지 않고 아껴뒀다는 신성한 씨앗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특허를 내 장사를 하고 있으니까요. 생산성 증대를 핑계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부추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엠오문제에 대한 해결 역시 환경문제와 마찬가지로, ‘자연과 자연의 오랜 지혜를 잘 보존해야 한다’, ‘자연은 누구도 독점할 수 없고 그 혜택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 ‘이미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인식 전환이 우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 지엠오가 환경오염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으시는 분들, 답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