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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 박정이<국군예비역불자연합회장·예비역 육군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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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 박정이<국군예비역불자연합회장·예비역 육군대장>
  • 윤진아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6.08.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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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 극복 위해 ‘호국불교 사상’ 실천해야

▲ 국방부 원광사에서 만난 박정이 예비역불자연합회장.
홍성 출신 첫 4성 장군

홍성 출신 첫 4성 장군인 박정이 예비역 육군대장이 6월 26일 대한불교조계종 군종교구 산하 국군예비역불자연합회장으로 취임했다.

39년간 군에 복무하며 국가안보 최전선에서 활약한 박정이 회장은 강한 책임감으로 완벽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면서 포용력 있는 리더로 명망이 높다. 육군 최고계급인 제1야전군사령관 역임 후 군복은 벗었지만, 여전히 국가안보와 국방 분야에서 현역처럼 활약 중이다. 국방부 원광사에서 만난 박정이 국군예비역불자연합회장은 “특히 정보화, 다원화 사회의 군에서는 권위보다는 마음을 열고 솔선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군복무 당시 국군불교총신도회장을 지낸 박정이 회장은 군불교 활성화가 국가안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불교의 가르침은 현대사회 군에서 요구하는 리더십과 맥을 같이합니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방하착(放下着)과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하심(下心)이야말로 군 지휘관이 지녀야할 자세니까요. 역사적으로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스님들이 일선에 나섰고, 호국불교의 사상으로 난국을 극복했습니다. 장성뿐 아니라 장교와 준부사관, 병사 등 예비역들이 동참해 호국불교 전통을 계승해야 합니다.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육군은 물론 해군, 공군, 해병대 예비역불자들까지 함께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 2010년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 취임 당시.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 역임

법명은 덕산(德山).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고란사와 수덕사에 자주 가며 자연스럽게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결성면 용호리가 고향인 박정이 회장은 1952년 故 박종섭, 류주례 씨의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나 용호초등학교 6학년 때 평택으로 출향했다.

1976년 육사 32기로 임관한 박정이 회장은 당시 전체 기수에서 가장 우수한 생도로 선발돼 독일 육군사관학교로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육본 정책조정과장, 13공수여단장, 20사단장, 합참 작전부장,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전력발전본부장(지금의 군사지원본부장), 천안함 피격사건 민군합동조사단장, 제1야전군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육군대장으로 전역해 현재 대한민국육군협회 자문위원,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합동참모본부 전구사후검토조정관,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용인대 경호학과 객원교수, 예비역불자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6ㆍ25전쟁과 한국의 국가건설> <임무형 전술의 어제와 오늘> 등이 있다.

전역 후 합참 전구사후검토조정관 등 활약


박정이 회장은 정책에 대한 안목과 식견을 고루 갖춘 대표적인 ‘문무겸비형’ 지휘관으로 꼽힌다. 전역 후 합동참모본부에서 전구사후검토조정관의 임무를 수행 중이고,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로 3년째 국방관련 강의도 하고 있다.

지난 6월 합동참모본부가 개최한 ‘합동성 강화 대토론회’에서는 브룩스 한미 연합사령관과 함께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날 대토론회에는 국방부 및 합참, 각 군 본부, 합동참모대학, 유관기관의 합동분야 전문가와 유관인원 400명이 참가한 가운데 ‘5차원 전장영역 동시통합운용과 합동성 강화 방향’, ‘민첩성 지향 합동상호운용성 구현 방향’, ‘합동연습·훈련체계 적용과 발전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8월 22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2016 을지연습을 관찰·평가하고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오는 10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될 정책토론회도 준비 중이다. 이 정책토론회에서 군 관계자 및 군사전문가들과 함께 바람직한 통일전략과 군사·외교적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그 내용을 기초로 각 군과 협조해 관련 정책과 제도를 발전시킬 방침이다.

▲ 6월 26일 박정이 회장이 예비역불자연합회장 취임사를 하고 있다.
결성면 용호리 고향, 용호초 16회

어려서부터 동네 어른들 사이에서 ‘장군감’으로 통한 박정이 회장은 ‘이름처럼 바르게(正) 살라’는 가르침을 평생을 두고 지켜나가고 있다.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묻는 질문에도 늘 주저 없이 ‘도덕성’이라고 답하는 그다. 원리원칙이어서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어려운 길이 바른길이라는 말에 힘이 실렸다.

“용호초등학교 은사이신 故 조익상 선생님을 비롯해 부모님과 마을 어르신들이 틈만 나면 ‘홍성은 충절의 고장’이라고 강조하시면서 자긍심을 가지라고 하셨지요. 백야 김좌진 장군, 매죽헌 성삼문 선생, 만해 한용운 선생의 가르침을 곱씹으며 자연스럽게 ‘나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육군 최고 지휘관에까지 이르게 한 힘이 되어준 것 같아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토와 주권을 보호하는 군인의 꿈을 실현했으니,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동네친구인 박천화(용호초 16회) 전 인천지방경찰청장과 동네후배인 김재원(용호초 23회) 전북지방경찰청장도 모름지기 ‘충절의 고장’ 기운을 받았을 것이라는 말에 미소가 고인다.

강한 군대 위해 뼈 깎는 노력해야

2010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의 ‘군번줄’ 일화는 박정이 회장의 흐트러짐 없는 군인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이진삼 국회의원이 군인 기강문제를 거론하면서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장성들에게 인식표(군번줄)를 차고 있으면 손을 들라고 질의했다. 당시 30명 가까운 장성 가운데 인식표를 착용한 지휘관은 박정이 장군 등 서너 명에 불과해 화제가 됐다.

“지금 우리나라 전체 상황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북한의 현실화된 핵·미사일 및 비대칭 위협은 남북한 군사력의 전략적 균형을 와해시키고, 여기에 사드 문제를 비롯해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까지, 국가안보적으로 위중한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군도 뼈를 깎는 노력으로 능력과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일심동체로 합심해 좀 더 편안한 대한민국, 살기 좋은 대한민국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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