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8:41 (금)
출향인 기고/ 황창환<여의도연구원·통일외교안보 정책자문위원·홍남초 11회·광천고 16회>
상태바
출향인 기고/ 황창환<여의도연구원·통일외교안보 정책자문위원·홍남초 11회·광천고 16회>
  • guest
  • 승인 2016.08.19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극적 현대사, 이젠 바로잡아야

▲ 황창환<여의도연구원·통일외교안보 정책자문위원·홍남초 11회·광천고 16회>
이번영 홍성신문 주필의 <특별기획 연재: 1950년 여름 홍성> 칼럼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저긴 빨갱이들이 사는 동네”라고 쉬쉬하며 전하던 말들이 기사를 읽는 동안 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그 시절 왜 그런 말들이 떠돌았는지, 나이 쉰이 훌쩍 넘은 지금 이 글을 읽고 비로소 이해되는 것 같았다.

약소국의 비애가 힘없는 민초들에게 재앙으로 다가와 한 개인의 삶을 비틀고 인생을 온전치 못하게 만들었다.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인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생겨난 것일 터인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한줌 이데올로기에 갇혀, 우리에겐 동족상잔이라는 비극까지 낳은 역사가 참으로 안타깝고 기가 막히다.

홍성 지역의 해방 전후사가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였을까? 해방 후 좌·우 이념 대결은 더 나은 新국가를 건설해보자는 선의의 경쟁이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2차 대전 후 강대국 간의 전리품 배분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종국에는 냉전으로 흐르면서, 소련에 의한 동유럽의 소비에트화와 중국의 공산화는 한반도의 운명을 종속변수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현대사는 그야말로 ‘미친(!) 시대’가 아니었는가 싶다. 또한, 그 어이없는 역사가 남긴 상처는 깊고 깊어 아직도 아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로 광복 71주년이 되었지만 6.25와 분단은 남·북 모두에게 연좌제와 이산가족과 같은 숱한 생채기만 낳았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는 남북통합이라는 태산 같은 숙제를 남겼다. 이제는 냉정한 이성으로 이 질곡의 비극적 현대사를 끝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일본이 우리마냥 분단됐다면 그들은 어찌했을까를 생각하게끔 한다. 중국은 2차에 걸쳐 피가 강을 이루는 내전을 치렀지만, 대만과 막강한 화교들의 힘과 자금으로 서로 협력하여 지금은 미국과 대등하다는 G2의 위치까지 올라서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독일, 일본, 중국은 대륙을 운영해보았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은 세계 10대 무역국 중 한 나라이자, IT·BT·한류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소강국이 됐다. 우리도 이젠 가슴 사이즈를 대륙적으로 키워서, 아직도 반목하는 남남갈등을 치유하고 북한을 아우르는 통 큰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래 보수(우익)는 집안의 장남 같은 역할로, 전통을 중시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베푸는 성향이라면, 진보(좌익)는 집안의 막내로서 기존 질서에 좌충우돌하며 진취성을 가진 성향이라고 본다. 광복 71년이 되도록 형과 아우가 하도 싸웠으니, 이만하면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고, 또 나름대로 싸운 정도 들지 않았겠나?

후손들에게 분단의 유산을 물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평화롭고 번영된 조국에서 살게 하기 위한 첫걸음을 이젠 내딛어야 할 때다.

PS. 이 글이 홍성에 거주하고 계신 장모님의 한과 인생 회한에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