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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경마장 논란, 결국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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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경마장 논란, 결국 현실로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6.07.2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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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상경마장 유치를 반대하는 ‘홍성군 경마도박장 반대 공동행동’의 기자회견이 지난 19일 홍성군청 앞에서 열렸다.
군 동의서 발급 … 사실상 찬성
‘경제활성화·일자리창출 도움’
13개 시민단체 반대행동 돌입
“충남 차원의 연대활동 추진”

홍성군이 화상경마장 유치를 희망하는 민간사업자에게 지난 19일 동의서를 발급해줬다. 사실상 화상경마장 유치를 찬성한 것이다. 이와 관련 홍성군 시민사회단체는 화상경마장 건립 반대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했다.

‘홍성군 경마도박장 반대 공동행동’은 지난 19일 홍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시민사회단체 실무자와 대표 등 20여 명이 참여했다. 조성미 참교육학부모회 충남지부장은 “화상경마장은 도박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 지부장은 “평화로운 어촌마을에 도박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홍성군수는 화상경마장과 관련한 동의서를 절대 발급해서는 안 된다. 홍성에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면 홍성군민들은 일확천금의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화상경마장은 지역주민들을 도박 중독에 빠트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며 “군민의 동의없이 경마장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이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면 홍성군민과 함께 온 힘을 모아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며, 홍성군 뿐 아니라 충남 시민단체 및 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유치 반대 운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은미 활동가는 “홍성군 전체 예산의 1%도 안 되는 20~30억 원의 지방세를 받기 위해 홍성군민을 도박장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며 “홍성군은 얄팍한 경제논리를 전면 재검토하고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명분이나 실익없는 경마장 사업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공동행동 관계자들은 김석환 홍성군수와 면담을 가졌다. 공동행동 관계자들은 김 군수에게 동의서를 발급해 주지 말 것을 요청했고, 김 군수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군에 도움이 되고, 사행성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군이 추진하는 화상경마장과 관련해 충남도 시민사회단체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성YMCA 정재영 간사는 “화상경마장의 문제점에 대해 충남의 많은 단체가 공감하고 있다. 조만간 충남 차원의 공동 행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처장은 화상경마장의 폐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충남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사무처장은 “사업주는 당장 이익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경마 중독에 빠져들면 가정경제는 붕괴되고 막대한 사회적 피해가 생기게 된다. 홍성 뿐 아니라 충남 차원에서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군 경마도박장 반대 공동행동’에는 △녹색당 △마을활력소 △문화연대 △전국보건의료노조홍성의료원지부 △식생활교육네트워크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전교조홍성지회 △참교육학부모회홍성지회 △풀무학교전공부교사회 △홍성군학교급식운동본부 △홍성YMCA △행복중심풀무생협 △GMO없는 홍성을 위한 모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화상경마장 유치는 연면적 6612㎡(3000평) 이상 토지 및 건축물의 소유자, 즉 민간사업자가 마사회 모집공고가 나오면 자치단체장의 동의서를 첨부해 신청서를 제출, 현장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으면 된다. 현재 전국에는 30곳이 있으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정책에 따라 총 32곳으로 제한돼 있다. 충청 지역에는 대전 월평동과 천안시 두정동 2곳에 화상경마장이 있다.

마사회에서는 건물(토지)용도, 신청 자격조건, 건물(토지)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심의위원회 심의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정하게 된다. 이미 개설된 타 지역은 심사하고 개설되기까지 통상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하는 민간사업자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의견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조모 씨는 “화상경마장이 도박장이라면 검토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마는 여가와 취미로 바라봐야 한다. 배팅금액도 한정돼 있다. 도박이 아닌 레저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령과 안면도를 잇는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홍성을 거쳐 안면도로 가는 관광객들이 많이 줄어들텐데 화상경마장은 관광객을 홍성으로 불러모으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고,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서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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