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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비용의 학교급식으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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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비용의 학교급식으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없다
  • 홍성신문
  • 승인 2016.06.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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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학교급식을 먹고 자란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한 끼 식사 그 이상이다. 어떤 아이에겐 하루 중 제대로 대접받는 유일한 식사가 되어주기도 한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성장에 학교급식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기숙사 생활에 야간자습이 있는 고등학생들의 급식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급식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진다. 현재 홍성군내 고등학교의 1인당 식재료비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잡아 대략 2300원 정도로 이는 중학생 1인당 식재료비 2500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학교급식에서 1인당 식재료비 몇 백 원의 차이는 크다. 그 몇 백 원이 급식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보다 고등학교 급식은 맛이 없다”는 아이들의 호소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중학교까지는 무상급식으로 전액 지방정부의 예산에서 지급되는 반면 고등학교 급식은 인건비와 운영비, 식재료비등이 전액 학부모 부담으로 운영된다. 군에서 중식에 한해 1인당 500원씩 식재료비를 보조하는 게 전부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학교급식을 하는데도 식수가 많은 고등학생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은 크다. 학생 수가 적은 작은 학교일수록 급식비는 올라간다. 이미 과중한 교육비부담을 지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급식비인상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인건비와 식재료비를 최소화하는 저비용급식은 급식의 부실로 이어진다. 가장 큰 문제점은 조리과정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신선식품보다는 조리시간을 단축하고 인건비를 낮출 수 있는 가공식품, 반조리식품, 전처리 식재료들이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식재료들은 각종 첨가물과 화학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해칠 수 있다. 조리 종사원들의 과중한 업무부담도 문제다. 고등학교 대부분이 기숙사를 운영하고 야간자습을 실시하고 있어 3식을 하기 때문에 영양교사나 조리사들에게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저비용 급식은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중학교 역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식재료의 사용이 제한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식단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학교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게 대표적 사례이다. 식재료 납품 기업들의 상술은 이런 급식환경을 정확히 공략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급식을 위하여 홍성군이 직영하고 있는 학교급식센터는 여러 면에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장 고등학교 식재료비를 연령과 생활특성에 맞춰 인상하여 급식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무상급식이 아니니까 지자체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모른 체 할 일이 아니다. 차제에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앞장서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아침밥을 거르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아침을 거른 아이들에게 과일 한 조각이라도 오전 간식이 필요하다. 저녁 늦게까지 과중한 학습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고등학생들에게도 하루의 피로를 달래줄 저녁 간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산은 언제나 한정적이다. 때문에 예산은 많고 적음 보다는 의지와 철학의 문제이다. 홍성군 교육경비지원에 관한 조례에 보면 교육경비 보조 기준 액은 지방세법에 의한 군세 수입의 3% 이상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작년기준 홍성군의 교육경비 보조 지원액은 17억원(4.6%)이다. 법적 근거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데도 개선에 나서지 않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군과 군의회의 적극적인 개선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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