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한 배 타다
부부 함께 홍성 어업 지킨다‘아름답다’, 두 사람을 처음 봤을 때 뇌리에 박힌 느낌이다. 그들을 처음 본 건 지난 21일이다. 태안군으로부터 되찾은 ‘상펄어장’의 첫 바지락 채취를 취재하기 위해 남당항에서 배를 탔다.
그런데 배 위가 익숙하지 않다. 젊은 어부가 키를 잡았다. 젊은 여성은 운행 내내 배 한 편에 걷어 올려 진 그물에서 물고기를 떼어내고 있었다. 동행한 김영달 홍성군선주연합회 회장에게 묻자 “곧 결혼하는 아들 내외”라며 예비 며느리 칭찬에 침이 마를 새 없다. 정충규 남당어촌계원(선미수산 대표)도 “요즈음 저런 젊은 사람들 없다”며 거들었다.
김태수(35) 씨와 김영경(40) 씨는 서부면이 고향이다. 3년 전 어찌어찌하다 알게 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가을 결혼을 약속하고부터 함께 배를 타고 있다. 가을에 낚시 배 운영할 때 빼고는 꼭 붙어 다닌다.
김태수 씨는 아버지를 따라 뱃일을 배웠다. 새벽에 바다에 나가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다니던 게 배타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3월에는 어민후계자로 선정돼 지원도 받게 됐다. 3톤짜리 동백호의 선장이 됐다.
홍성군내 어촌계 소속 어민은 800여 명, 배는 200여 척이다. 그런데 김태수 씨 또래나 그보다 어린 어민은 10명도 안된다. 김영달 선주연합회장은 “이젠 고기를 먹고 싶어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못 먹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젊은 어부가 더욱 소중해 지는 때다.
김태수·김영경 씨는 오는 6월 4일 오후 1시 30분 홍성읍 월산리 리첸시아 수피아홀에서 식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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