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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해요> 김태수·김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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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해요> 김태수·김영경
  • 민웅기 기자
  • 승인 2016.05.27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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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한 배 타다

▲ 김태수·김영경 예비부부가 동백호에서 활짝 웃고 있다.
부부 함께 홍성 어업 지킨다

‘아름답다’, 두 사람을 처음 봤을 때 뇌리에 박힌 느낌이다. 그들을 처음 본 건 지난 21일이다. 태안군으로부터 되찾은 ‘상펄어장’의 첫 바지락 채취를 취재하기 위해 남당항에서 배를 탔다.

그런데 배 위가 익숙하지 않다. 젊은 어부가 키를 잡았다. 젊은 여성은 운행 내내 배 한 편에 걷어 올려 진 그물에서 물고기를 떼어내고 있었다. 동행한 김영달 홍성군선주연합회 회장에게 묻자 “곧 결혼하는 아들 내외”라며 예비 며느리 칭찬에 침이 마를 새 없다. 정충규 남당어촌계원(선미수산 대표)도 “요즈음 저런 젊은 사람들 없다”며 거들었다.

김태수(35) 씨와 김영경(40) 씨는 서부면이 고향이다. 3년 전 어찌어찌하다 알게 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가을 결혼을 약속하고부터 함께 배를 타고 있다. 가을에 낚시 배 운영할 때 빼고는 꼭 붙어 다닌다.

한 달에 15일 정도 바다로 나간다. 고기가 예전만큼 잡히지 않아 어구 값도 못 건지는 날도 있지만 둘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뱃일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영경 씨는 “신랑일이고, 평생 먹고 살아야 하니 열심히 해야 한다”며 웃었다. 김태수 씨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자신 있게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수 씨는 아버지를 따라 뱃일을 배웠다. 새벽에 바다에 나가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다니던 게 배타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3월에는 어민후계자로 선정돼 지원도 받게 됐다. 3톤짜리 동백호의 선장이 됐다.

홍성군내 어촌계 소속 어민은 800여 명, 배는 200여 척이다. 그런데 김태수 씨 또래나 그보다 어린 어민은 10명도 안된다. 김영달 선주연합회장은 “이젠 고기를 먹고 싶어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못 먹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젊은 어부가 더욱 소중해 지는 때다.

김태수·김영경 씨는 오는 6월 4일 오후 1시 30분 홍성읍 월산리 리첸시아 수피아홀에서 식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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