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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배꼽에 소나무 날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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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배꼽에 소나무 날 충남도!
  • 윤두영 기자
  • 승인 2014.07.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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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영

▲ 윤두영
우리 어렸을 적 1960년대, 아이들 놀이 중 으뜸은 구슬치기였다. 구슬치기가 으뜸이었던 이유는, 그 구슬의 희소성에 있었다.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구슬은, 가게에서 돈을 주고 사야만 가질 수 있었다. 먹고 사는 게 급선무였던 당시로선, 구슬을 살 수 있는 용돈을 어린아이에게 주는 부모는 그리 흔치 않았다. 아니 거의 없었다. 그런 희소가치가 있는 유리구슬을 얻기 위해, 구슬치기가 으뜸의 놀이가 됐었는가 하면, 구슬이 물물교환의 도구가 되기도 했다. 구슬치기든, 물물교환이든, 구슬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바뀌었지만, 워낙 희소성이 있었기에, 원래 주인이 새 주인에게 돌려주길, 흔히 요구했다. 그럴 때, 구슬의 새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줬다가 도로 빼앗아 가면, 배꼽에 소나무 난다.>라고.

홍성읍에 있는 충남개발공사(이하 공사)가 내포신도시로 이전한다 해서 지역정서가 뒤숭숭하다. 공사는, 2007년 충남도가 홍성군에 준 도청유치의 첫 선물이나 진배없다. 이웃 예산군에는 충남종합건설사업소(이하 사업소)가, 역시 첫 선물로 배정된 바 있다. 당시 우리지역 출신 이완구 도지사의 배려로, 사업소 대신 공사를 홍성에 배정한 것에 홍성군민 모두가 반겨했다. 반겨할 만큼의 장밋빛 비전을 공사는 제시했다. 공사는 출범하며, 향후 이루어질 7조원에 이르는 대형 건설사업의 순이익금을 1천178억원으로 예측했다. 그 이익금의 절반가량을 해당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시·군에 우선 배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반겨할 만한 충분한 이유였다. 하지만 그 약속은, 정작 장밋빛 비전으로 끝나고 마는 것인가? 아니 비전은 고사하고. 그 원인 행위까지도 원천무효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사업소 대신 공사가 배정된 것에 반겨 박수를 친, 우리들의 손등을 찍고 싶은 지경이다. 이리 될 바엔, 차라리 사업소가 홍성에 배정되는 것이 훨씬 나았다. 사업소는 일찌감치, 예산읍 형제고개로 920번지에 번듯한 사옥을 짓고 확고한 둥지를 틀었다. 그 둥지엔, 본소 54명, 공주지소 69명, 홍성지소 67명 등 190여 명의 직원도 있다. 고작 50여 명의 직원에다, 사옥도 안 짓고 이전을 염두에 둔, 공사에 비길 사업소가 아니었다.

충남도와 충남개발공사에게 경고한다. <줬다가 도로 빼앗아 가면, 배꼽에 소나무 난다.>라고. 어쩜 그들은 이럴 경우를 대비해, 도청대로에 그 많은 소나무를 심었는지 모르지만, 또 다른 소나무가 날 속담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거짓말 하면, 항문에도 소나무가 난다.>는 것을. 이번 소나무는 그냥 소나무가 아니다. 10만 홍성군민과 30만 출향인의 거세고 끊임없는 저항의 소나무가 될 것이다. 충남도 유관기관의 홍성읍 분산배치를, 그렇게도 갈구하는 우리들의 소망을 이리도 저버리고서야, 어찌 40만 홍성인의 저항을 피해 갈 수 있겠는가?

정치인의 각성과 특단의 조치를 촉구한다. 결자해지라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정치적 해결을 필요로 한다. 도청이전특별법을 그렇게도 강조하던, 홍문표 국회의원의 책임도 마찬가지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홍성 원도심 공동화방지와 기관유치를 약속한 선출직 공직자의 책임 또한 크다. 이들 정치인들의 책임완수를 위해, 40만 홍성군민의 하나 된 힘을, 그들에게 실어주자. 홍성의 미래가 거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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