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블로그(cnwarc.blogspot.kr)를 통해 게재되고 있는 야생동물 구조 이야기를 재구성해 지면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골격이 포유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조류의 경우 차량이나 유리창과 충돌하면 날개, 다리는 물론 척추도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중상의 경우에는 안락사 판정이 다반사입니다. 치료가 극히 어렵거니와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절대적 치료시간이 지난 후 저희 센터를 방문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센터에는 두 마리의 척수신경손상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13-686 큰부리까마귀와 13-698 황로입니다.
13-686 큰부리까마귀는 올해 태어난 어린 새로 차량에 치인 것 같습니다. 인근 암자에 2일 정도 있다가 센터로 넘어온 것이니, 골든타임을 놓친 사례입니다. 안락사 판정이 나기 쉬운 케이스입니다만, 태어난 지 2개월도 안된 어린 새라는 점과 아주 작은 희망이지만 회복의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함께 하기로 했었죠.
다행히 벌침인 봉독과 스테로이드 제제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치료한 결과 조금씩 차도가 생겼습니다. 장기적인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깃 손상의 방지와 추가적인 오염의 문제, 욕창의 방지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닌지라 필사적으로 그물침대나 고정 포대에서 도망나오려고 애쓰는 통에 치료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황로에게도 이 거치대를 이용해서 포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예산에서 지난달 20일 구조된 황로는 차량충돌로 척추골절과 척수손상이 추정되는 개체입니다. 황로는 머리가 노랗다고 황로인데 소를 따라다니며 소가 지나갈 때 튀어나오는 곤충을 먹습니다. 처음에는 몇 해 둔 고안한 해먹(그물침대)에 올려두었고 어느 정도 회복하여 지금은 거치대를 활용한 포대로 황로를 기립시켜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도구는 철저하게 그 동물에 맞게 맞춰 사용해야만 추가적인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답니다.
참, 오는 22일 오후 8시 밝맑도서관에서 포유류 생태 조사 방법에 대한 강의를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안현경<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