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8:41 (금)
충남 야생동물 24시/ 센터 자원봉사 체험
상태바
충남 야생동물 24시/ 센터 자원봉사 체험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7.02 1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블로그 연재 대신 기자가 직접 취재한 이야기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새끼 고라니 우유 먹이기.
부쩍 더워진 지난 주말, 예산을 지나던 길에 지인과 센터를 찾았습니다. 또 끼니를 거르고 있을 것 같아 잠시 들른 건데 이날따라 당직이 두 명뿐이더군요. “뭘 좀 도와줄까요?” 하는 말로 인사를 건넸는데 언제나처럼 괜찮다고 웃기만 하던 김문정 재활구조사도 “그럼…” 하고 부탁을 합니다.

먼저 새끼 고라니들이 먹을 풀을 뜯으러 나섰습니다. 젖을 뗀 새끼 고라니들은 방사장에서 신선한 잎을 뜯어 먹습니다. 센터 주위에 칡잎들을 열심히 뜯어 와 방사장에 뿌렸습니다. 원래는 잎을 당겨 뜯어먹는 성질이 있어서 풀을 뜯은 다음 부케처럼 동그랗게 만들어야 더 잘 먹는다고 합니다.

“또 뭘 할까요?” 물으니 수건을 개서 자리에 넣어 달라고 합니다. 동물들을 한 마리씩 감싸는 데 쓰였던 것들입니다. 씻고 빨고 하니 세탁기는 쉴 틈이 없고 수십 장의 수건을 개어서 다시 자리에 두는 것도 일인가 봅니다. 건조대에 먹이를 넣었던 지퍼백을 뒤집어 말리는 일도 했습니다. 별것 아닌 일이지만 센터에서 비닐봉지 하나도 재활용해 쓰고 있구나 알게 됐고 헌 수건이 있으면 모아서 주면 좋겠구나 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또 뭘 할까요?” 물으니 아직 젖을 먹여야 하는 새끼고라니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귀여운 고라니를 직접 다룰 수 있다니 마치 봉사 포상 같아 기꺼이 덤벼들었습니다. 우유와 지사제 등을 적당히 섞어 미지근하게 중탕시킨 것을 젖병에 넣고는 한 마리씩 붙잡고 먹여 봅니다. 그런데 머리며 다리며 몸을 다친 녀석들이 기운이 없어 쉽게 먹이기가 힘들었습니다. 만지면 부스러질 것만 같아 강제급여를 시킬 자신이 없더라고요.

▲ 고라니 먹이를 구하는 남지현 양.
다시 좀 쉬운 일을 시켜달라고 부탁했더니 파리 잡는 일이 맡겨졌습니다. 새끼 고라니들을 사육장 안에 넣어야 하는데 안에 파리가 너무 많아 알을 까고 병을 옮길 수 있다고요. 사육장에 가보니 천장에 파리들이 까맣게 한 줄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지인과 함께 사육장 안에서 파리채로 강스파이크를 날리며 파리 소탕작전을 벌였습니다. 가장 도움되고 자신 있는 일을 찾았다고 기뻐하면서 말이죠.

자원봉사라고 하면 단순히 청소나 급여 정도로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자잘하게 손이 가는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설겆이, 먹이준비, 청소, 사무실정리, 물품 기부, 먹이 구해오기, 그림그리기, 기념물 제작하기, 서류 정리하기 등등 도움이 필요한 일은 정말 다양하다고 합니다.

이글을 보는 여러분도 센터가 궁금하시면 한번 연락하고 방문해 보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하고 말이에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