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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야생동물 24시/ 고아된 새끼너구리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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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야생동물 24시/ 고아된 새끼너구리 키우기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6.18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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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블로그(cnwarc.blogspot.kr)를 통해 게재되고 있는 야생동물 구조 이야기를 재구성해 지면에 연재한다. <편집자 주>

바야흐로 동물들의 출산 시즌입니다. 미아들이 많이 발생해서 한창 센터가 바쁠 때이기도 하지요. 올해라고 조용하게 넘어가겠습니까. 일찌감치 6마리의 너구리 새끼들이 구조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충남 아산의 한 공장 배수구에 빠진 녀석들을 공장 노동자분들이 꺼내어 보관하고 있다가 아산시의 구조일을 도와주시는 분께서 밤늦게 인수받아 저희 센터로 가져다 주셨지요.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일단 센터에서 키워보기로 하였고 강아지용 분유를 먹여보려 했지만 어미를 잃은 탓인지 3일 정도는 젖을 많이 거부했었지요. 한동안 젖 먹이느라 고생하다가, 마침내 녀석들도 항복하고 젖을 잘 받아먹기 시작했습니다.

▲ 우유를 먹고 있는 새끼 너구리. 목에 차고 있는 것은 케이블타이인데, 개체구별을 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훈련받은 사람들만 사용해야 합니다.
이제 새끼들이 접시우유를 받아먹을 수 있게 되어서, 너구리 짬밥이에게 입양시키기로 했습니다. 짬밥이는 새끼 때 들어왔다가 사람을 부모로 각인하고는 너무 따르는 바람에 방생시키지 못한 경우인데요. 이름처럼 센터에서 오래 지내면서 고아들인 새끼 너구리들을 대리모로 키우거나 음식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생님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 짬밥이가 새로 만들어 준 집 밖으로 나와 나머지 새끼들을 집 안으로 데리고 가려고 노력합니다. 집 안의 새끼 너구리가 보이죠?
지난 14일에는 구조만 17건이었습니다. 올 들어 최대개체였죠. 오늘 출근하고 내일 퇴근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거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17마리 들어온 애들 중 6마리 떠나보내고, 있던 애들 중 3마리 방생했습니다. 낮에는 일과 업무, 간간히 막노동, 밤에는 젖 심부름까지. 센터 직원들과 근로 학생, 인턴 여러분들이 밤잠을 제대로 못자고 일을 하는 요즘입니다. 올해 너구리 새끼들은 이정도로만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이제는 또 새끼 고라니들의 시즌입니다. 제발 10마리 미만으로만 들어와 주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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