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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야생동물 24시/ 새끼 황조롱이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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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야생동물 24시/ 새끼 황조롱이 가족 품으로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6.11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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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블로그(cnwarc.blogspot.kr)를 통해 게재되고 있는 야생동물 구조 이야기를 재구성해 지면에 연재한다. <편집자 주>

▲ 구조된 황조롱이 유조 사진.
황조롱이는 도시형 맹금류라고 알려질 만큼 우리 주변에 널리 서식하는 종입니다. 공중에서 정지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명한 새죠.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는 있지만 그 서식분포나 수는 맹금류에서 최고 수준일 겁이다. 먹는 것도 작은 메뚜기에서부터 등줄쥐, 꺼병이, 작은 새나 비둘기까지 다양하니 먹이의 선택도 나름 뛰어난 셈이죠.

보통 암컷의 체중은 210~240g 정도이고 수컷은 훨씬 작아서 170~190g 정도입니다. 20~70g 정도의 수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30g만 해도 수컷에게는 거의 15%의 체중에 해당합니다. 수컷황조롱이는 머리가 회색을 띱니다. 마찬가지로 꽁지깃도 이런 색이 나오는 반면 암컷은 꽁지깃에 줄무늬가 들어가죠.

황조롱이는 3월 말에서 4월 말 사이에 산란을 하고 5월부터 부화를 시작합니다. 자연에서는 앞쪽으로 확 트인 평원을 끼고 있는 암벽에 둥지를 트는데 까치의 묵은 둥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스스로 둥지를 가꾸어 만들지는 않습니다. 최근에는 고층아파트 베란다나 에어컨 실외기 옆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10층 이상 건물을 선택하죠.

▲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에서 태어난 황조롱이 새끼들 모습.
지난달 31일 서산에서 황조롱이 한 마리가 구조되었습니다. 입 안에 쥐 다리가 걸려서 먹이도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아파트 주민이 신고하셔서 조류보호협회 서산지회 도움으로 구조하였지요.

센터로 후송하여 방사선 촬영결과 쥐의 엉치뼈와 대퇴골이 아랫턱주머니와 부리 바깥에 걸려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뼈는 부패하여 냄새가 나고 있었고 기운이 없더군요. 너무 오래 걸려 있어서 입을 다물 수 없어 혀의 점막도 살짝 벗겨졌고요.

걸린 물질을 제거하여 골격을 보니 집쥐 작은 녀석인 듯 싶었습니다. 유동식을 급여한 후 부드러운 음식을 먹게 하니 차츰 회복이 되어서 둥지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에 튼 둥지에 있는 다른 녀석들의 모습입니다. 다른 녀석들은 나름 컸습니다. 모두 6마리가 태어났는데, 한 마리는 이미 떨어져 죽었고 현장에는 5마리가 남아 있더군요. 새끼를 다시 둥지에 돌려놓으니 다행히 수컷 황조롱이가 둥지에 와서 먹이를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별탈없이 무럭무럭 자라서 둥지를 떠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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