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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⑲·끝/ 오관리 호수 돌판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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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⑲·끝/ 오관리 호수 돌판구이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6.07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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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보단 편한 분위기 찾아오는 단골이 더 소중”

▲ 호수돌판구이 식당앞에서 주인 전난영 씨가 수줍은 듯 얼굴을 가리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시작한 착한 가격업소들의 소개도 마지막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바로 군청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게인 호수돌판구이다. 옛 홍성경찰서가 있던 주차장을 바라보고 있는 식당은 오래된 간판 옆에 평상과 벤치, 잘 가꾼 나무가 서 있다.

한적한 실내로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주차장과 인근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상하게 마음이 느슨하게 풀린다. 생콩비지를 시키니 깔끔한 반찬 몇 가지와 함께 김치와 고기가 씹히는 콩비지가 뚝배기에 담겨 나온다. 한켠에서는 단골들이 해삼내장을 구해왔다며 요리해 달라고 한다. 그중 한 명은 콩국수를 개시했다는 소식에 자꾸만 입맛을 다시더니 나가는 길에 “아내하고 콩국수 먹으러 조만간 올게요” 하고 말한다. 이곳 콩국수에는 땅콩을 갈아 넣어 더 고소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 콩비지찌개.
단골 한 테이블이 가고 나자 저녁 예약 손님은 한 팀이다. 식탁 두 개에 삼겹살과 고추장주물럭을 불판 위에 올려놓고 있자니 인근 건축사무소 직원들이 우르르 들어온다. 손님 조을형 씨는 “아무래도 손님들이 적어서 한적하고 사장님이 편하게 해주시니까 오지요” 하고 말한다.

모성규 씨와 전난영 씨 부부가 이 식당을 한 지는 7년쯤 됐다. 주로 인근 관공서 배달을 많이 하는데 전 씨가 가게를 보고 모 씨가 배달을 한다. 가게는 모 씨의 아버지가 하던 목공소를 개조해 만든 것이다. 원래 커다란 돌판에 삼겹살을 구워 팔던 가게에 세를 주다가 어찌어찌 받아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50년이 넘는 세월을 그 자리에서 보내고 있는 모 씨는 목공소집 아들이니 가게 앞에 있는 평상도 손수 만든 거라고 조용히 웃는다. 지역 생활정보지에서 일하기도 했던 전 씨의 서글서글한 성격 덕에 맛도 맛이지만 편한 분위기를 찾아 오는 단골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가게를 소개하는 것이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뭐 어디에 소개할 만큼 음식이 맛있간요. 이제 겨우 손에 익은 정도인데. 안 그래도 배달시간 늦을까 미안한데 더 많이 소문나면 바빠질까 봐 무섭기도 하구.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도 한적하고 조용해서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소문나면 그분들에게 소홀해지잖아요. 그냥 이대로가 좋아요.”

▲ 고추장 주물럭.
사실 지역에서 식당 소개를 하겠다고 하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이런 가게들은 기본에 충실하고 오래 찾는 손님들이 많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메뉴는 없어도 친지로부터 지역 농산물을 가져다 쓰고, 손님이 원하면 없는 메뉴도 만들어 주는 곳들이다. 이런 곳들은 음식을 미리 해두지 않아 손이 많이 가는데도 손님도 적고 음식 값도 싼 편이라 직원을 따로 두지 않는다. 그래서 홍보를 해서 장사가 잘 되어도 힘들다고 한다. 나름의 원칙대로 열심히 식당을 꾸려왔는데 괜히 소개되었다가 섣부른 잣대에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다.

그럴수록 필자는 그런 가게들을 소개해 주고 싶어진다. “저 같은 외지인들에게도 푸근한 홍성의 식당을 알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고.

가게의 주인과 손님도 모두 인연이다. 모든 사람 입맛에 맛있는 집은 있을 순 없다. 지금까지 소개한 가게들은 가격이 편한 것을 첫 번째 기준으로 삼아 나름의 특징들을, 이야기들을 들어보려 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가게들 가운데 독자들의 입맛에도 마음에도 편한 인연의 가게들이 하나쯤 새롭게 생겨났기를. 군이 지정한 착한가격업소 탐방은 여기서 끝나지만 앞으로도 지면을 통해 꾸준히 지역의 좋은 가게들을 찾아갈 것이다.

▲메뉴: 비빔밥·된장찌개·생콩비지·들깨수제비·칼국수 5000원, 돌솥비빔밥·김치찌개·두부찌개·육개장·콩국수·냉면 6000원, 고추장주물럭· 동태찌개·홍어찌개 7000원 등
▲운영시간: 점심부터 저녁 8시까지 휴일과 공휴일 휴무
▲찾아가는 길: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82-1 (홍성군청 공영주차장 주변)
▲배달 및 문의: 041)634-2440 (1만 원 이상 군청 근처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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