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격업소 탐방 ⑰/ 홍성집 소머리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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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⑰/ 홍성집 소머리국밥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4.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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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국물 맛 … 구수한 사투리와 너털웃음은 덤

▲ 국밥 만큼이나 구수하고 사람좋은 웃음의 김진예 사장.
시어머니 음식솜씨 물려받아 식당 운영
어렵고 힘들어도 자식들 보면 시름 잊어

전통시장 안에 나란히 붙어 있는 소머리국밥집 3곳, 뚱땡이 아줌마와 홍동집에 이어 이번에 소개할 홍성집 역시 오래된 시장의 맛집이자 착한가격업소다. 세 국밥집 중 가장 어린 나이지만 김진예 씨의 나이 예순, 시집 와 시어머니에게서 이어받아 직접 맡아서 한 지도 벌써 35년에 이른다.

‘2대를 거쳐 50년 넘게 이어온 손맛’이라는 말이 조그맣게 써 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다섯 개 남짓한 테이블이 가게의 전부다. 젊은 사람이 들어오니 “선지 먹유?” 하고 물어보고는 국밥을 푼다. 짠지와 콩나물 무침, 깍두기 등과 함께 나오는 국밥은 국물이 맑고 깔끔한 맛이 난다. 국밥이 맛있다 하니 “입맛은 다 다르지. 그냥 우리 국밥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고마운 거지. 허허허” 한다. 처음 온 것 같은 다른 지역에서 온 한 무리의 손님들은 막걸리를 추가하며 “이거 하나면 막걸리 몇 병은 더 먹겠네” 하고 만족해 한다. 조금 시간차를 두고 단골이 오자 “얼라, 저이가 웬일이여?” 하며 알은 체를 한다. 단골이 “고기 많이 넣어줘” 하자 “싫어, 밑져” 하고는 얼굴에 웃음을 띠며 주방으로 들어간다.

조그만 가게 안에서 들어오는 손님들 얼굴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구수한 사투리와 너털웃음으로 맞이하는 진예 씨. 부뚜막처럼 만들어 놓은 부엌에서 미리 삶아 놓은 고기를 담은 국그릇에 연거푸 뜨건 국물에 적셨다 부었다를 반복하며 “이래야 (고기가) 따뜻해져” 한다.

▲ 맑고 깔끔한 소머리국밥.
웃는 얼굴에 말끝마다 허허허 웃음소리를 붙이지만 김 씨의 삶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여러 번 선을 보는 것도 흠이 되던 시절, 세 번째 선에서 만난 남편을 따라 고향 천북에서 스물넷 나이에 홍성으로 시집을 와 보니 “남편 기술은 뭇써(못써) 먹고 집은 가냔혀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고생을 도맡아 했다는 김 씨는 “어떻게 살았는지 물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장날이면 시어머니가 하던 임순집에서 어린 아이 들쳐 업고 국밥 800원 하던 시절부터 6000원 받고 일을 했다.
“시어머니가 음식을 잘하셨어. 내가 식당을 맡으면서 시어머니 이름을 딴 임순집에서 홍성집으로 바꿨지. 정식 이름은 ‘홍성집 소머리국밥’인데 홍성집이라는 이름은 그때 다른 곳서 쓰고 있었거든.” 이야기에 막힘이 없이 술술 잘도 풀어내는 김 씨는 사는 게 어렵고 딱히 나아질 것 같지도 않아 다른 기술을 배워볼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배운 게 이건 걸 워떡혀, 허허허” 하고 말한다.

15년 전 남편을 잃고는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더욱 매달려야 했던 식당 일이었다. 그때마다 김 씨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건 두 자식들. “자식들 보며 살았지. 애덜이 맘고생 시킨 적이 없어. 어릴 때 책가방도 안 내려놓고 부엌서 접시 닦고 거들고 있으면 손님들이 남 자식이래도 보기 좋다고 얼마나 칭찬했던지.”
세월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는 김 씨에게 남은 것은 잘 자란 자식들과 진한 국밥 한 그릇이다. 장날이든 아니든, 김 씨는 조그만 가게에서 바지런히 깍두기 담그고 소머리 삶으며 구성진 말과 웃음을 함께 퍼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메뉴: 소머리국수 3000원, 소머리국밥 5000원, 소머리수육 1만 원
▲찾아가는 길: 홍성읍 전통시장 내 (조양로 163)
▲영업시간: 오전 7시~저녁 8시 (명절 쉼)
▲예약 및 문의: 041) 63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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