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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⑫/ 오관리 덕성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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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⑫/ 오관리 덕성식당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2.15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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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콩으로 담근 장 … 16가지 반찬의 된장찌개

▲ 덕성식당 이영미, 박초롱 모녀와 편광례, 유순옥 씨 (오른쪽부터).
30년 명성 … 딸과 함께 오손도손 꾸려
바지런 하면서도 언제나 웃음꽃 만발

누군가 “전국을 돌아본 사람들이 말하기를 홍성은 된장찌개를 가장 맛있게 한다더라”고 한 적이 있다. 이 말을 확인해 볼 길은 없지만 홍성에서 된장찌개로 맛있는 집 하면 떠오르는 집은 있다. 바로 홍성천을 두고 전통시장 맞은편에 자리 잡은 덕성식당이 그곳이다.

 
된장찌개로 30여 년 명성이 있는 이곳은 원래 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식당을 할 수 없게 되면서 3년 전부터는 지금의 이영미 씨가 딸과 함께 맡고 있다. 다른 식당 경험 없이 이미 입소문이 나 있는 식당을 인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이 씨는 전 식당 사장으로 부터 음식을 배웠고 무엇보다 30년 넘게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유순옥, 편광례 씨를 믿고 시작했다고 한다.

주인이 바뀌어도 이어져 오는 원칙은 국산 메주콩으로 직접 담근 된장을 쓰는 것. 이 씨는 “시중에서 파는 된장은 유전자 조작 콩 같은 걸로 만든 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된장 만큼은 배운 대로 직접 담가서 내요”하고 말한다. 바지락이며 우렁, 청양고추 등 재료 값 생각않고 아낌없이 넣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내고, 부지깽이나물이며 유채나물, 도라지 등 열여섯가지 반찬을 함께 내니 산채정식이 부럽지 않을 정도인데 값은 6000원.

착한가격으로 지정받은 것은 냉면 5000원과 냉동삼겹살 9000원이지만 이정도 재료와 반찬에 6000원이라면 된장찌개 백반 역시 너무너무 착한 가격이다. 지난해에는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국에서 된장찌개 가장 맛있는 맛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공주서 살고 있는 방창수 씨는 고향인 서산 가는 길에 이곳에 부러 들렀다며 “30년째 단골인데 여기 때문에 홍성으로 이사올까도 생각해 봤다”고 말한다. 방 씨는 “다른 데서 밥 먹으면 돈이 아까운데 여기는 손 안 가는 반찬이 없다. 음식 소문 난 전라도에 비견해도 살아남을 식당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맛을 내는 것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30년을 한결같이 한 식당에서 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삼십대에 시작해 예순이 훌쩍 넘은 편광례 씨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식당일하고, 다시 집에 가면 집안일 끝내고 새벽 3시에 잠들고, 그렇게 늙었어. 그냥 어디가나 식당일이 하나같이 어렵겠지, 하고 여기서 죽 지낸 거야” 한다.

유순옥 씨는 “(광례) 언니랑도 말이 잘 통하고, 가족 같고 하니까 일했지”하며 “칼국수 6000원에 파는 곳도 있던데, 여기는 국산콩 된장에 반찬 가짓수에, 남는 거 없지” 하고 식당을 자랑한다. 이영미 씨는 “이모들 믿고 시작한 거죠. 별로 남는 건 없어도 꾸준히 손님이 들러주시고 하는 게 재밌어요”하고 말한다. 이 씨는 “찌는 여름이면 힘들지 않느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는데, 저는 돈 주고도 하는 사우나 돈 벌면서 한다고 생각해요. 누가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하는 게 좋잖아요?” 하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셋 다 쉴새없이 바지런히 움직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재잘재잘 수다를 떨며 하루를 마감하는 모습은 누가 사장이고 직원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착한 가격에 착한 재료, 거기에 착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가족처럼 만드니 당연히 맛이 좋을 수밖에. 다음 번에는 생삼겹살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는 국내산 냉동삼겹살의 맛을 보러 찾을 듯싶다.

△전화번호: 041-632-2238
△찾아가는 길: 홍성읍 전통시장 맞은편 충서원예농협 경제사업장 옆.
△메뉴: 냉동삼겹살 200g 9000원, 냉면 5000원, 된장찌개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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