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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⑧/ 광천 전통시장 내 ‘한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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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⑧/ 광천 전통시장 내 ‘한일식당’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1.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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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 사러오는 외지인들 된장찌개·밴댕이 조림에 반해

 
꽃게 다리로 국물 우려내 … 주인 마음씨 만큼 밑반찬도 푸짐

광천 전통시장 입구에 있는 한일식당은 일년 중 초겨울이 가장 바쁘다. 젓갈을 사러 오는 외지 손님들이 꼭 들르는 식당이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식당을 시작했을 때부터 오징어젓, 어리굴젓 등 네 가지 젓갈과 함께 나가는 젓갈백반 덕분에 옹암리에 젓갈을 사러 왔다가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지금은 비수기이다 보니 저녁이 되어가는 시장은 한적했다. 하지만 한일식당만은 정초 모임을 하러 오는 지역 손님들로 시장에 꺼지지 않는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착한가격인 된장찌개백반을 주문했는데도 둥그런 쟁반에 어리굴젓과 광천 맛김이 나온다. 된장찌개를 한 숟갈 떠먹으니 국물이 진하고 칼칼하다. 청양고추와 우거지, 파 등 채소밖에 보이지 않기에 육수를 어떻게 만드냐고 물으니 꽃게 다리를 우려내서 만든다고 한다. 가게를 운영하는 윤석금 씨는 “꽃게 찌개를 손질하다 보면 다리가 많이 떨어지거나 남거든요. 그거를 모아서 육수를 내는 거죠”하고 말했다. 말린 밴댕이를 간장에 조린 것도 함께 나왔는데 상추에 싸서 먹으면 잔가시도 걸리지 않고 짭짤했다. 거기에 큰멸치 볶음, 조기도 한 마리 떡 하고 나오니 이 5000원 짜리 한 상을 위해 각종 생선과 해물들이 목숨을 내놓은 셈.

 
처음 밥이 나올 때 공기를 넘도록 밥이 담겨 있어 “밥이 너무 많아요”하고 말했더니 윤 씨는 그저 웃었다. 하지만 짭짤한 반찬에 밥을 먹다 보니 던졌던 말이 무색하게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윤 씨가 웃으며 “밥 더 퍼줄까?” 했다. 다른 상에서는 단골들이 알아서 비벼 먹겠다며 큰 그릇을 달라고 한다.

보령 출신인 윤 씨는 광천 소용마을로 시집 와 30여 년 같은 자리에서 이불점을 했다. “남편과 함께 서울이랑 여기를 오가며 침구점을 했죠. 그때 상호도 한일이었는데. 브랜드 침구가 나오고 홈쇼핑이 많아지면서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10여 년 전부터 식당을 하게 됐죠.”

요리책을 보고 혼자 연구했다는 윤 씨는 처음 3~4년 동안은 손님들로부터 맛 없다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사진 찍기를 극구 사양해 담지 못했지만 윤 씨는 올해 예순을 맞은 얼굴 같지 않게 곱다. 매일 매일 무친다는 겉절이 등 대부분의 채소는 윤 씨 네가 직접 농사를 지은 것들이다. 직접 지은 농산물을 올리고 대신에 젓갈은 광천상인들 것을 사용한다. 젓갈백반집이 광천에 별로 없고 젓갈 가게는 많으니 한 곳만 이용하지 않고 두루두루 돌아가며 젓갈을 사와서 손님상에 올린다고.

광천 젓갈을 맛 볼수 있는 곳이자 갈치며 꽃게찌개 등 해물요리가 많아 포구의 추억도 되새길 수 있는 곳이다. 짭짤한 해물 반찬이 뒤돌아서면 생각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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