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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⑥/ 명동상가 오부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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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⑥/ 명동상가 오부자식당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2.12.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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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재료 밑반찬 10여가지 … 갈산 냉이 된장찌개 일품

공무원·인근 가게들 8년째 단골 … “배달도 해요”

 
홍성읍 명동상가 끝자락에 있는 오부자식당은 2층에 있어 지나치기가 쉽다. 하지만 제육볶음과 쌈밥에 열 가지가 넘는 밑반찬으로 근처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가게 주인인 전연수 씨는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늦은 점심을 먹으며 “점심 때는 배달하랴 식당 손님 상 차리랴 정신이 없죠”하고 말한다.

5000원인 된장찌개는 고기를 넣지 않았는데도 맛이 진하다. 다시마, 멸치, 파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바지락, 호박, 두부, 냉이 넣고 끓여냈다고. 따라 나오는 열 가지도 더 되는 밑반찬 재료도 모두 국내산이다. 게다가 반주 한잔 생각나게 하는 제육볶음이나 쌈밥정식 메뉴도 있어 저녁까지도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5000원 하던 순두부찌개는 다른 인기 메뉴들에 밀려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 “순두부찌개를 맛있게 하려면 그때 그때 순두부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제육볶음 같은 걸 찾는 분들이 더 많더라고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지금은 하지 않고 있죠.”

주 고객은 점심 때 공무원과 명동상가 내 병원과 가게 등 배달이다. 자그마한 체구의 전 씨는 배달원을 따로 두지 않고 상가 내 배달도 혼자 직접 도맡아 한다. “차로는 못가고 복개주차장 쪽까지만 나가요. 병원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으니까 꼭꼭 맞춰줘야 하죠.” 한 번에 많게는 세 쟁반까지 쌓아 올리고, 비가 오면 우산까지 받쳐 들고 배달에 나선다. 유일하게 배달 펑크를 낸 적은 올 여름 태풍이 왔을 때뿐이다.

전 씨가 지금의 자리에서 식당을 한 것은 8여 년째. 원래 4형제와 며느리가 하던 집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전부터도 전 씨는 식당일을 했었다. 갈산 상촌리가 집이던 전 씨는 남편을 따라 외지에서 스물여덟살 부터 치킨집이며 분식집을 했었다. 그러다 남편이 간경화를 앓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간병으로 재산도 다 잃고, 두 자식을 데리고 고향집으로 내려 왔지요.”

 
20여 년 전을 회상하던 전 씨의 눈가는 금세 촉촉해졌다. 근처 식당일을 다니던 전 씨에게 동네 선후배들의 권유로 자그마한 식당을 열게 됐고, 지역 분들의 도움으로 장사가 잘 됐다. 그 뒤로 몇 번 식당을 옮겨 장사를 했으며, 지금의 오부자식당을 하게 됐다. 배달이며 음식이며 부지런함은 어려서 아버지가 가르친 근면함 덕분인 것 같단다.

전 씨는 “작은 키에도 자전거를 배우게 하고 누에 먹일 뽕잎을 따와야 했어요. 그때는 갈산에서 누에를 많이 했거든.” 하고 말한다. 처음 갈산서 식당을 했을 때도, 지금 상가에서 배달을 하면서도 갈산초 선후배들이 많이 챙겨주고 팔아준다며 돈독한 동문의 정에 감사해하는 전 씨. 값을 올리지 않는 건 다들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이란다. “상가 가게들이 많이 어려워요. 작년이 올해보다 나았고, 재작년이 작년보다 나았다고 하죠. 다들 어려운데 가격을 올릴 수가 없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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