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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⑤/ 광천전통시장 내 신신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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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⑤/ 광천전통시장 내 신신일식당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2.12.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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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고니 듬뿍 듬뿍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가 일품

“종업원 안쓰고 시장 재료 쓰니 음식값 싸쥬”

▲ 멋스럽게 커트한 조영희 씨. 희끗한 머리가 눈에 띤다. 언제나 환한 웃음을 보이는 조씨는 단골들에게 구수한 음식맛 못지않게 인기다.
광천읍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신신일식당을 찾아가려고 길을 묻는데 주민들은 위치를 모르겠다고 한다. 한 주민은 “신일식당은 시장 안에 있는데 신신일식당은 처음 들어보네” 그런다. 시장을 빙빙 돌다 결국 찾아낸 광천 전통시장 내 신신일식당은 알고 보니 모두가 알고 있는 신일식당이 그 집이었다.

가게로 들어가 물어보자 주인 조영희 씨가 “여기가 신일식당이 맞유. 예전에 내가 처음 일하던 데가 신일식당이어서 아시는 분 찾아오시라고 따라 지은 거유” 한다. 4년 가량 신일식당서 일하다 가게를 차리려고 보니 정작 신일식당이 없어졌다고 하여 그 이름을 쓰려고 했다. “등록은 취소가 안 됐더라구유. 그래서 신신일식당이라고 붙였지유 뭐.”

가게는 뜨끈한 방바닥에 음식테이블 네 개가 전부다. 주방까지 한 눈에 보이는 구조에서 조 씨가 움직이는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멋스럽게 희끗한 커트머리를 빗어 넘기고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는 조 씨를 보고 단골들은 배짱 좋게 장사한다고 한다. 모든 말이 “유, 슈”로 끝나는 진한 사투리를 쓰는 조 씨는 옹암리 독배마을이 고향이긴 하지만 도시에서 산 적이 없는 것도 아니다. 5형제 가운데 유일한 딸로, 털털하게 살았는데, 입맛 까다로운 남편을 만나다 보니 음식 솜씨가 늘었다고.

 
해물뚝배기, 매운탕, 닭도리탕 등도 있지만 점심 메뉴로는 돼지고기 팍팍 들어간 김치찌개와 고니가 들어간 된장찌개가 인기. 둘 다 단돈 5000원이다. 된장찌개를 시키니 반찬이 턱턱 깔리는데 종류가 많다. 참조기와 계란프라이가 인원 수대로 구워져 나오고, 제육볶음도 곁들여진다. 돌나물에 미역, 지금이 제철이라는 말 무침에 광천 재래김도 한쪽에 간장과 함께 자리한다. 주인공인 된장찌개도 퍽이나 먹음직스럽다. 식당 밖에는 ‘우렁된장’이라고 써 있지만 지금은 돼지고기 육수에 고니를 듬뿍 넣은 것이 특이하다.

“원래는 우렁된장찌개를 했는데 딸애가 된장에 고니를 넣더라구유. 맛있기에 나도 바꿨지유.” 고니에 돼지고기에 참조기까지, 값 5000원에 어떻게 이렇게 푸짐하냐고 물으니, 인건비 따로 들지 않고 재료를 근처에서 사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홍성장에서 조기랑 고니 사는 것 말고는 죄다 시장 내에서 구입해유. 돼지고기는 단골손님한테 부탁해서 홍주미트서 바로 떼어 오구유. 식당이 작아서 따로 사람을 안 쓰니까 할 만한 거지유.”

광천시장서 산 재료들로 맛을 낸 정겹고 값도 착한 맛집이다. 테이블 수가 적고 장날에는 점심 손님이 많아 미리 전화로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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