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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순례/ ‘산채정식 만희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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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순례/ ‘산채정식 만희 식당’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2.12.11 19: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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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가지 제철 나물로 나를 공양하는 시간

 
큰스님이 지어준 이름 ‘만희’… 50년 전통
향 좋은 들기름 듬뿍 … 산나물 제맛 살려

곱창, 어죽, 갈비. 지금까지 소개한 유명한 예산 맛집들은 모두 고기가 들어갔다. 하지만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사람들도 있을 터. 이들을 위한 맛집을 소개한다.

바로 귀한 제철 산나물들을 한 상 가득 받아 볼 수 있는 수덕사 앞 산채정식집 만희 식당이 그곳이다.

만희 식당은 많고많은 산채정식집 가운데 많은 지인들이 추천한 곳이다.

수덕사 주차장으로 들어서서 가장 오른쪽 귀퉁이에 있는데 기와로 멋을 낸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느껴지는 식당은 들어서자 마치 전통찻집 같은 첫인상을 풍긴다.

실내는 옅은 색 나무로 꾸며져 있고 식탁은 모두 옛 창호에 유리를 대어 만들었다.

전통 있고 유명한 가게지만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문구는 없다.

다포에 한글자 씩 정성들여 쓴 한용운 시인의 ‘인연길’이라는 글과 먹으로 굵게 쓴 ‘마음이 부자인 식당’ 같은 시서화들이 눈에 띈다.

창가에는 호롱잔이며 예쁜 토기마다 각종 다육식물이 심겨져 있는데 창밖에 쌓아놓은 옹기와 설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원래는 찻집을 생각했었다는 주인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분위기. 시서화도 단골들이 하나둘씩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자리에 앉아 바깥구경을 하며 더덕구이가 들어간 산채정식을 시켰다.

이내 식탁 가득 접시들이 채워진다.

도라지, 머위, 다래, 취나물, 오가피, 세발나물까지 이름도 귀하신 산나물들이 저마다 맞는 양념옷을 찾아 입고 한 자리씩 자리 잡았다. 뿐인가 우렁 무침, 조기구이, 불고기에 겨울별미인 생굴도 올라왔다.

 
가운데 자리는 들기름에 볶음 송이구이, 도토리전과 도토리묵 차지. 반찬이 많다.

그냥 종류만 많은 게 아니라 젓가락 가는 반찬이 많다.

맛 보랴 사진 찍으랴 정신없어 하는데 이 씨가 멋쩍게 웃으며 “접시를 몇 개 비워 주셔야 다음 요리가 나가는데요” 한다.

아이고, 식탁 가득 반찬이라 더 놓을 자리가 없는 것. 서둘러 송이구이 접시를 비워 내니 메인 요리인 더덕구이와 된장찌개가 나오며 세트의 완성을 알린다.

아삭아삭 씹는 맛이 나는 더덕구이에 고소한 도토리전, 향긋한 오가피 무침과 샤브샤브로 데친 세발나물까지. 맛을 음미해가며 접시를 하나씩 비우다 문득 든 생각. ‘아, 풀만 먹어도 살이 찔 수 있구나.’

50년 전부터 시작된 가게는 지금의 주인인 이동화 씨의 모친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덕사 앞이 정비되기 전, 동네 할머니들이 산나물을 뜯어 팔고, 이 씨의 어머니는 이를 요리해 파는 몇 안 되는 가게였다.

이 ‘만희’라는 가게의 이름도 수덕사 큰스님인 월송 스님이 지어주신 것. ‘기쁨이 가득하라’는 의미에서다.

모친은 쉬고 이 씨가 부인과 함께 꾸려온 지도 14년이 되어 가는데 식당 준비는 아침 8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종류가 다양한 나물들을 무치고 볶는 데만 들어가는 시간인 셈.

특히 향긋하고 깔끔한 산나물들의 맛에는 갓 짠 들기름이 한 몫하고 있다.

이 씨는 “모든 산채는 고유의 향과 어울리는 들기름으로 무쳐요. 들기름은 갓 짠 것 일수록 향이 진한데 3일만 지나도 향이 많이 사라져요.” 하고 말한다.

산채 정식을 맛보려고 홍성에서 왔다는 방한구 씨는 “이곳이 여기서 가장 맛있는 산채정식 집이다”며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흔히 불가에서는 밥을 먹는다는 것을 음식을 바친다는 ‘공양’이란 단어로 대신한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음식을 먹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음식을 먹는 일 또한 공덕을 쌓는 일로 보는 것이다. 게다가 산채 음식은 제철에 나는 나물들로 차려져 계절을 느끼는 음식이기도 하다. 때문에 산채 음식은 먹는 것만으로도 계절을 즐기고 생각을 돌아보는 한 끼의 공양이 될 수 있는 것.

예약은 필수. 그냥 갔다간 한참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스님들의 발우공양처럼 남김없이 먹기에는 반찬가짓수가 좀 많다.

운영시간: 매일 오전 11시~오후 8시. 넷째 주 월요일은 쉰다.
가격: 산채비빔밥 8000원 더덕산채한정식 1만3000원 만희돌솥정식 1만5000원
찾아가는 길: 덕산면 수덕사 주차장 들어가 우회전. 문의 041)33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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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찬 2016-05-17 04:34:25
기자님은 잘보시엇 는 지는 모르나 재가보기엔 별로 던데요 종업원도우왕좌왕 먹을거도없는데비싸기만하고요2 2시간만에 식사하고 나오니 열받치 던데요 비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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