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7:58 (화)
착한가격업소 탐방 ④/ 청학동 식당
상태바
착한가격업소 탐방 ④/ 청학동 식당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2.12.07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무진 엄마의 손 맛 … 토속음식으로 가득한 상차림

조양문로터리 인근서 문 연지 17년 … 공무원들 단골

▲ 어머니 손맛 같은 집밥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청학동 식당. 이영화 사장의 비결은 시어머니에게 배운 탄탄한 기본기와 바지런함이다.
뭔가 먹고 싶기는 한데 무엇을 먹고 싶은지 잘 모를 때의 정답은 바로 집 밥이다. 그렇다면 집 밥을 먹을 수 없을 때는? 야무진 엄마 손맛 같은 청학동 식당에 들러 보자.

홍성읍 조양문로터리 KT전화국 맞은편에 있는 청학동 식당은 밖에서 보기에는 허름하지만, 입맛 까다로운 공무원들이 즐겨 찾는 맛집. 식당 안에 들어서면 방안에 5개 남짓한 테이블이 전부인데도 메뉴판에는 착한가격으로 정해진 청국장, 비빔밥에서 생태찌개, 박속 낙지찜, 꽃게찌개 등 온갖 해물요리까지 다양하다.

주인인 이영화 씨가 식당일을 한 지는 17년이 되어가지만 음식에서는 말 그대로 가정식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비빔밥을 시키면 오이, 콩나물, 무 생채 등 각종 채소에 계란프라이가 나오는데 물미역과 데친 브로콜리, 머위 장아찌 같은 색다른 재료가 들어 있는 게 마치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주는 비빔밥 같다.

“식당 이름이요? 토속음식을 위주로 하니까 그냥 청학동 식당이라고 지었죠.” 토속음식 말고도 생선찌개면 온갖 요리가 다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 씨는 청국장, 된장 같은 토속 음식 위주로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많이 찾는 요리를 하나둘 메뉴판에 추가한 것이 지금처럼 많아지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메뉴판에 없는 음식도 웬만하면 다 만들어준다는 이야기. “요즘 같은 계절에는 물메기탕 되냐고 물어봐요. 한 2시간 정도 전에만 이야기하면 시장 가서 재료를 사다가 만들어 드리지요. 비빔국수 같은 것도 계절과 상관없이 해 달라고 하면 다 해드려요.”

이 씨가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맛있게 만드는 데는 요리 잘하는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배운 탄탄한 기본기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바지런함이 한몫 했다. 반찬이건 음식이건 재료가 남지 않도록 그때그때 조금조금씩만 사고 장도 직접 담근다. 점심 장사를 치르고 난 직후인데도 이 씨는 잠시도 앉는 법 없이 몇 마리 안 되는 낙지에게 줄 바닷물을 받아나르고 떨어진 저녁 찬 거리 준비하느라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사진을 찍겠다는 말에도 바쁜 마음에 자꾸만 움직여 사진이 흔들릴 정도였다. 아침에 나와 가게 준비를 하고, 11시에야 아침 겸 점심을 먹는 이 씨는 다시 오후 4시쯤 저녁을 먹는 것이다. “그냥 하루종일 이렇게 종종걸음 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거죠 뭐.”

아무리 바빠도 곱게 화장하고 옷매무시도 단정하게 해 흐트러짐이 없는 이 씨. 청학동 식당에 가면 그렇게 야무진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넉넉할 때는 맞춤 요리를 시키고, 가난할 때는 찌개나 비빔밥을 시키자. 나가는 반찬 가짓수가 많다 보니 5000원 하던 청국장 가격은 1000원 올랐지만 비빔밥은 여전히 5000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