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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①/ 봉신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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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①/ 봉신식당
  • 민웅기 기자
  • 승인 2012.11.09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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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고아낸 구수한 소머리곰탕 국물

충남도청 이전을 앞두고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이주민과 외지인들에게 좋은 지역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홍성 품격 높이기’ 운동과 지역물가 안정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착한 가격과 뛰어난 맛으로 지역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군내 ‘착한가격업소’를 연재한다.

 1인당 5000원 점심때면 거실·방 모두 만원

▲ 봉신식당 김전호 사장. 싸고, 맛있고, 푸짐한 200년 가는 식당을 만들겠다고 한다.
지난 8일 낮 12시 10분. 홍북면 봉신리 봉신교회 옆의 한 식당. 주차장은 이미 빈틈이 없고, 10여 명의 사람들이 식당 입구와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식당 안 거실과 2개의 작은 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요즈음 홍성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봉신식당이다. IMF보다 더 심하다는 경기침체 시기에 면지역에 위치한 이 조그마한 식당을 ‘문전성시’로 이끈 비결은 무엇일까?

‘소머리곰탕-5000원’, 봉신식당 메뉴판에서 찾을 수 있는 조금은 낯선 단어의 조합이다. 이 두 단어가 봉신식당을 ‘맛집’으로 대박나게 한 주인공이다.

‘5000원’, 일단 싸다. 된장찌개, 김치찌개도 6000원~8000원 하는 때에 ‘소’가 들어간 음식이 5000원인 것이다. 주머니 가벼워진 서민들을 끌만 하다.

그렇다고 싼 가격으로만 장사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비결은 ‘소머리곰탕’이라는 음식 이름에 있다.
김전호(63) 사장은 “5시간 동안 가마솥에서 고아 낸 진국입니다. 그러니 그냥 국밥이 아니고 곰탕이지요”라고 자랑이다.

김전호·이선엽(62) 사장 부부는 새벽 5시 30분에 음식 준비를 시작한다. 두 개의 가마솥에 소머리를 통째로 넣고 삶은 후 첫 번째 물은 버리고 고기는 깨끗이 씻는다. 새 물을 붓고 대파, 양파, 무 등을 넣어 2~3시간 더 끓이면 진국 곰탕이 완성된다.

사용되는 재료에서도 김 사장의 정성을 가늠할 수 있다. 한우와 채소는 무조건 홍성에서 키운 것만 쓰고 있다.

잘 팔리고 맛도 있는데 가격을 올려도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사장은 지난 2005년 식당 개업 때의 일을 꺼냈다.

“문을 연지 4개월 정도 됐을 땝니다. 12시가 넘었는데도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 겁니다. 12시 30분 정도에 할머니 한 분이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데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그 때 손님이 참 소중하고 귀하다는 걸 알게 됐죠.”

소중한 존재인 손님이 싸고, 맛있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얘기이다.

김 사장은 “부부가 딸과 함께 일하니 인건비 안 들죠, 가게세 안 나가죠, 채소도 남들보다 부지런히 움직여서 좋은 걸 싸게 구입하니 다른 식당보다 원가가 덜 들어요”라며 웃었다.

김 사장이 생각하는 좋은 식당, 줄서서 먹는 식당의 법칙은 ‘가격이 싸고, 맛있고, 양도 푸짐하다’는 것이다.

김전호 사장은 봉신식당을 100년, 200년 가는 좋은 식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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