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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유흥업 … 불건전한 ‘관광 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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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유흥업 … 불건전한 ‘관광 덕산’
  • 정명진 기자
  • 승인 2012.09.04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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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마다 티켓 급증 … 조선족 여성만 200~300명
토지 보상금 겨냥하고 … 건설공사장 인부 유혹
수입 대부분 해외 송금 지역경제 도움안돼
신도시 조성후 관광 새명소 정착에 먹구름

도청이전 내포신도시의 핵심 배후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예산군 덕산면이 신도시 조성 결정후 성매매를 비롯한 퇴폐 유흥업 등 환락지역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덕산면은 내포신도시 건설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왔다. 내포신도시 건설공사 관계자들과 토지보상을 받은 인근 지역민들이 관광지인 덕산으로 몰리면서 유흥업소 경기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이 지역민 대부분의 반응이다.

예산군에 따르면 2012년 9월 현재 덕산면에 등록된 다방은 21개소, 단란주점은 11개소, 유흥주점은 6개소다. 단란주점과 유흥업소는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영업신고가 없지만, 다방은 2010년 1개소, 2011년 1개소, 2012년 2개소가 신규영업을 신고했다.

그러나 내포신도시 공사가 활발해진 이후 다방에 근무하는 여성 종업원이 대폭 늘어났다는 우려의 주민제보가 언론사에 잇따르고 있다. 한 제보자는 “다방 한 곳에 5명에서 많게는 15명의 티켓 여성 종업원을 두고 있고 대부분 중국 조선족 여성인 것으로 안다”며 “이들이 한 달에 해외로 송금하는 금액도 3억 원~5억 원은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덕산에서 만난 여러 기관단체장으로부터도 같은 내용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기자는 덕산면 소재 A다방에서 일하는 한 조선족 여성을 만나 이같은 제보 내용을 확인했다.

이 여성은 “덕산 업소에서 일하는 중국 조선족 여성이 약 300명은 되는 것으로 안다”며 “경기도 안산에서 내려왔는데 농촌지역인 덕산에 조선족 여성이 이렇게 많은 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가 일하는 업소에도 9명의 여성이 있다고 했다.

한달 300만원 벌어 200만원 송금

중국에 자녀를 남겨둔 이 여성은 한 달 수입이 300만 원 정도이며, 이중 150만원~200만원을 중국으로 송금한다고 말했다.

1시간 티켓 비용은 2만5000원, 성매매를 할 경우 15만 원에서 22만 원씩 받는다고 했다. 이중 절반은 다방 업주에게 돌아간다.

성매매는 돈만 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남편도 없이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덕산면의 전체 업소여성 수나 중국 조선족 여성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다만 21개의 다방, 17개의 유흥·단란주점 숫자와 불법소개업소에 소속돼 있는 여성을 감안할 때 이들 여성의 수는 200여 명은 족히 넘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덕산면에 중국 조선족 업소 여성들이 많이 고용되는 이유에 대해 한 주민은 “손님이 대부분이 고령이다 보니 업주들이 중국인 여성을 주로 고용한다”고 말했다.

티켓다방 신고·적발 건수 늘어

이 지역에 올들어 유난히 티켓 다방에 대한 신고가 늘고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지난 4일 “오늘도 술에 취한 민원인이 티켓 다방을 신고해 왔다”고 했다. 대부분 티켓을 끊어 다방 여성을 부른 손님이 불만이 생겨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해 덕산면에서 티켓영업으로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업소는 한 곳도 없었지만 올들어서는 두 곳이 행정처분을 받거나 받을 예정이다.

식품위생법상 티켓영업으로 적발되면 300만 원 이상의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조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과징금을 내고 영업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과징금 기준이 세무서에 신고된 연간 매출액에 따라 부과되다 보니 다방 종업원이 많은 업소는 과징금을 내고 영업을 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기 때문이다.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 경찰이나 군청이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 적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군청을 비롯 다방업계 단체들이 자체 점검을 나서기도 하고, 덕산면에서 합법적으로 여성 종업원을 고용할 수 있는 업소를 중심으로 자정활동을 펼치기도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한 경찰관계자는 “업소 여성 증가는 얼마 전까지 정점을 찍었다가 다소 줄어든 편”이라며 “얼마 전 타 지역에서 불법으로 업소 여성 공급조직이 활동한다는 첩보를 듣고 수사에 나서자 공급조직들의 활동이 뜸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요즘도 밤만 되면 업소 여성이 모자란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유흥업소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유흥업소 여성들이 덕산으로 몰리는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덕산시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업소에 나가는 조선족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덕산면의 분위기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주민은 “업소 여성들이 덕산에서 먹고 자고, 손님들을 불러 모으면 덕산경제도 그나마 나아지는 것이 아니냐”며 “조선족 업소 여성이 많아지는 것은 덕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불건전한 유흥문화는 결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덕산면 소재 금융권 관계자는 “업소 여성들이 계좌를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몇 개월 있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돈을 모두 찾아간다”고 말했다.

특히 조선족 여성이 많아지면서 지역의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금액도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주민은 “세종시가 개발되면서 인근 유성온천지구의 불법유흥업소가 번성했듯이 덕산도 같은 경우”라며 “당시 토지보상으로 큰 돈을 만지게 된 일부 주민들은 불법유흥업소에 빠져 가사를 탕진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덕산면이 불법유흥업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관광문화로 내포신도시의 배후 관광지 면모를 갖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지역경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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