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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최대 ‘환호취락 유적지’ 보존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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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최대 ‘환호취락 유적지’ 보존 소홀
  • 전상진 기자
  • 승인 2012.08.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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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내포신도시 때문에 복토후 공사 강행
전문가들 “어떤 이유든 원형 복원돼야한다”

충남도는 최근 도청이전 내포신도시 진입도로 구간 내 국가지정 사적지급에 해당하는 ‘동아시아 최대 규모 주거유적’이 발굴 조사돼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 원형보존 구역’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도는 문화재 복원 보존 및 관리 운영보다는 ‘차질 없는 도청이전 및 내포신도시 조성’ 명분을 앞세워 진입도로 공사를 우선하고 있어 지역 주민과 문화재 전문가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도와 시공사인 충남종합건설사업소는 내년 1월 차질 없는 충남도청 이전 완료와 내포신도시 조성이 시급하다며 문화재청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문화재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터널공법은 수용할 수 있다며 도의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도는 문화재청 결정에 따라 터널공법 중 개착식 터널(일명 ‘절개공법’으로, 지표면 아래로부터 일정깊이까지 개착하여 터널본체를 완성한 후 매몰하여 터널을 만드는 공법)을 선택해 2014년 6월까지 홍북로 502번길(군도12호)과 연결하는 우회도로 공사를 포함 진입도로 공사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도에서 “유적지는 진입도로 공사를 마친 뒤 원형 복원하겠다”며 현재 홍북면 석택리 구릉지 일원에서 발굴 조사가 진행중인 환호취락을 복토(매장문화재를 모래와 마사토 등을 덮어 원형 보존하는 방식) 한 후 진입도로 공사를 강행하려 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현재 발굴 조사된 주거유적 중 ‘원삼국시대 환호취락(주위에 구덩이를 파서 두른 스스로의 방어를 위해 구축된 취락)’은 동아시아 일대에서 발굴된 환호취락 중 최대 규모의 유적이라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에 문화재 전문가들은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유적임에도 충남도가 진입도로 공사를 시행하려고 환호취락을 복토한다면 원형 복원은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또 “발굴조사 구역 중 A-1지구의 ‘주구묘(방형으로 주검을 안치하는 매장 주체부 전체를 감싸는 형상으로 도랑이 돌려져 있는 무덤)’는 전체 원형 복원이 이뤄져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중심이 되는 주구묘만 원형복원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A-2지구의 환호취락은 그 중요성이 매우 커 조금이라도 훼손돼서는 않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환호취락의 발굴조사가 완료되고 학술자료를 만들어야 문화재 지정을 받을 수 있으며, 전체 복원은 어려워도 부분복원은 이뤄져야 한다. 표지석이나 안내판 등을 설치한 후 복토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원형복원 후 수습유물들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관 건립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전시관 규모는 유적지 수습유물뿐만 아니라 홍성·예산지역 유물들을 포괄하는 국·도립 박물관 건립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성군에서는 도에 ‘홍북면 석택리 원삼국시대 대규모 주거유적’의 관리 운영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군 관계자는 “원형복원도 중요하지만 향후 관리 운영이 더 중요하다. 도에 홍북면 석택리 유물 및 홍성·예산, 더 나아가 내포지역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국·도립 박물관 건립 계획을 요청했다”며 “관리 운영 주체도 도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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