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9:19 (수)
“봉사활동에 매료돼 나이 잊었어요”
상태바
“봉사활동에 매료돼 나이 잊었어요”
  • 이선정 기자
  • 승인 2012.02.08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어르신 예술봉사단체인 ‘은빛물결봉사단 홍주골문화예술단’은 예순부터 여든까지 다양한 연령대 어르신 2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 봉사단체 은빛물결봉사단 홍주골문화예술단
소외된 이웃 찾아 무료공연 … “단체복 있었으면”

일흔을 넘긴 나이. 누구에게 봉양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나이지만 자신의 끼와 재능을 살려 봉사를 펼치는 이들이 있다.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 은빛물결봉사단이 바로 그들.

은빛물결봉사단의 홍주골문화예술단은 노래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원기준(78) 단장을 중심으로 군내 어르신 2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예순을 갓 넘은 막내부터 여든을 넘긴 최고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단원들은 봉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봉사단은 홍성의료원, 유일원, 사랑의 집, 장수원 등 소외계층이나 시설 입소자들을 위해 무료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원기준 단장은 단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활동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수입을 기대한다면 활동하기 어렵죠. 오히려 자비를 들여 의상을 마련하고 배우는 걸요. 단원들이 열의를 가지고 있으니 봉사활동이 가능한 것이지요.”

단원들은 민요와 가요는 물론이고 웰빙댄스, 사물놀이에 이르기까지 공연 레퍼토리가 다양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난타까지 배우고 있는 중이다. 민요는 김희자 강사, 난타는 황미숙 강사가 무료로 가르쳐 주고 있다. 봉사를 위한 봉사가 이어지는 셈이다. 황미숙 강사는 “어르신들이 배우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요”라며 “의욕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빛물결봉사단 홍주골문화예술단은 현재 단원이기도 한 이정순(67) 할머니가 4년 전 홍보단을 조직해 만든 것이 시작이다. 지난해 원기준 단장이 봉사단을 맡으면서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연습과 공연에 바빠 힘들 법도 하지만 단원들 표정은 오히려 밝다.

강구환(80) 할아버지는 “남들은 이 나이면 봉양 받는다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활동할 수 있으니 자긍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조영순 할머니도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생긴다”며 “이제는 집에만 있으면 몸이 아픈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을 하다보면 관객 호응에 저절로 신명이 난다. 그동안의 관객이 대부분 연령대가 높아 흘러간 노래 몇 자락만 부르면 따라 부르기도 한다. 여자의 일생, 목포의 눈물, 홍도야 울지마라는 무대에서 가장 인기있는 곡들이라고.

원기준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어한다. 원 단장은 지원되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 봉사단 단체복이 그것. “앞으로 우리 봉사단은 노인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신이 갖고 있는 끼와 재능을 더 나눌 것이다. 다만 통일감과 소속감을 주기 위해서는 단체복이 꼭 필요한데 재정 형편때문에 마련하지를 못해 아쉽다.”

봉사단은 올해부터 주1회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공연을 선보이고 난 뒤 갖는 보람과 뿌듯함에 매료된 이들은 더 많이 군내 곳곳을 찾아다닐 예정. 그렇게 차츰 실력이 쌓이고 입소문이 나면 홍성군 외에도 인근 시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 공연을 다니게 될 것이라는 봉사단원들의 소망이다.

“멋쟁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멋지게 공연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봐주세요. 홍성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실버 예술봉사단이 되겠습니다.” 단원들의 임진년 새해 각오가 남다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