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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이렇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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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이렇게 보내자
  • 김복실
  • 승인 200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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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알찬 방학생활을
초중고생 겨울방학이 2월 초순 까지이니 아직도 한 달 정도 남았다. 처음엔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학부모들도 알찬 방학이 되도록 관심을 갖지만 차츰 늦잠에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죽이는 날이 많아지면서 개학날이 코 앞에 닥쳐온다. 지금도 시간은 충분하다. 다시한번 마음자세를 새롭게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알찬 방학생활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친구들은 절반의 방학을 어떻게 보냈을까? 홍성초등학교 5학년 이세리 양과 4학년 이덕희 남매는 지난 4일부터 열리는 홍성사회복지관 종이접기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엄마가 권해 참여하게 됐는데 종이로 텔레토비 동산을 만들 수 있어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하다.

홍성초등 2학년 송현아 어린이는 신문에서 복지관 프로그램을 보고 한문교실에 참여하려고 했는데 수강생이 적어 종이교실로 바꿨다. 현아 역시 종이접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종이접기 교실을 지도한 김기정(한국종이접기협회 홍성지회장)씨는 "창작활동을 창의력을 키워주는 종이접기는 아이들에게 매우 유익한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덕명초등 4학년 강사랑 양은 광천공공도서관에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운영한 겨울독서교실에 참여해 여러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 쓰기로 유익한 방학을 보냈다. 이 독서교실에는 광천 장곡지역 6개 초등학교 4학년생 40여명이 참가했는데 사랑이는 피아노를 배우는 것과 연결해서 모짜르트와 같은 위대한 음악가의 전기를 읽었다.

광동초등 전아련 양은 슈바이처를, 광신초등 강석영 군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학교>라는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광천공공도서관 관장 이기태씨는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기에 읽었던 한 권이 책이 인생을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도 인격과 생각을 키우는데는 독서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홍성여중 2학년 이윤선, 홍주고 정은주, 고미진, 김혜연, 고은정, 이다운 양은 홍주향교에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마련한 충효교실에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우리 미풍양속인 충효예 정신과 한문, 향토사 등을 배우고 상까지 받았다. 홍주향교와 대한노인회 홍성군지회에서 마련한 충효교실은 지난해 말 끝났고 결성향교 충효교실이 5일부터 14일까지, 광천읍 충효교실이 10일부터 21일까지 광천중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홍성여고 1학년 이상미, 표혜영 양은 보충수업을 끝낸 후 풍물을 배우느라 교복을 흥건히 적셨다. 고교 풍물동아리 '또래소리' 멤버인 이들은 맹연습을 한 결과 8일 정기자선공연까지 잘 마쳤는데 대학 입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1 겨울방학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또래소리와 함께 공연한 노래동아리 '안다미로', 문학동아리 '글샘나라'(8일 발표회), 토론동아리 '하늘아이'(15일 발표회) 멤버들의 겨울방학도 취미를 한껏 살린 방학이 됐다.

이들처럼 공익기관과 자치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무료강좌를 잘 이용하면 학교생활에서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물론 대다수 강좌들이 참여학생을 학교 추천자로 제한하고 있어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독서교실, 충효교실 등은 가정에서 부모들이 충분히 마련해 볼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대다수의 초등학생들은 학습을 보충하고 특기 등을 키우기 위해 학원 한 두곳을 다니거나 집에서 학습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모들은 방학중에도 자녀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기 십상인데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자녀교육 상담원들의 지적이다. 미처 몰랐던 자녀의 소질이 무엇인지 파악해 키워주고 올바른 품성과 인격을 갖추도록 지도하는 기간으로 방학을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런 목적에 맞는 것으로 여행, 독서, 자립심을 키워주는 아르바이트, 취미활동 등이 제시되고 있다. 홍남초등 5학년 이연진 양과 4학년 이성호 군 남매는 요즘 가슴 부풀어 있다. 챌로를 배우는 연진이는 부모와 함께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챌로콘서트에 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 19일부터 2박3일동안 홍성YMCA 2000년 독서가족 기행캠프에 부모와 함께 참가해 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참교육학부모에서 여는 철새탐사에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진이 엄마 이애덕(홍성읍 남장리·참교육학부모회 회원)씨는 "형편이 허락되는 대로 음악회 및 전시회 관람, 기타 창조적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며 "공부를 부담스러워하는 성호에게는 마음껏 놀게 하면서 독서를 같이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이씨는 참교육학부모회에서 28~29일 천수만과 금강하구언 등에서 실시할 예정인 '초등학생과 부모가 함께하는 철새탐사' 프로그램을 권한다. 또 청년풍물패 하늘에서 10일부터 무료로 개설하는 초등학생 사물놀이 강좌도 참여해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친구들과 하루 코스로 특별한 여행을 해보는 것도 우정을 깊게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구항초등 4학년 편혜수 양은 크리스마스날에 양계를 하는 부모 일을 도와준 후 일기에서 "많은 알이 나와 힘들었는데 부모님은 매일 이렇게 많이 꺼내서야 돈을 줍는다는 생각에 재미있다고 하시는데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보람찬 하루였다"고 쓰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을 지나치게 보호하고 감싸는 경향이 있어 실제로 시도하기는 어렵지만 집안일 돕기, 농촌 친척집 일 도와주기, 신문돌기기 등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녀들에게 노동의 기쁨,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도 방학동안에 해 볼 만한 일이다. 양로원, 육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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