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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문산마을 전 이장 황강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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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문산마을 전 이장 황강석씨
  • 김복실
  • 승인 1999.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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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했던 '이웃사촌'인정
생보자 이무웅씨를 친동생처럼 돌보고 500만원 통장까지

【홍동】문당리 문산마을에 요즘 화제의 인물인 전 이장 황강석(59)씨. 같은동네 생활보호대상자 이무웅시의 초상을 치르는 과정에서 황씨가 지난 10여년 관리해온 이씨명의의 통자을 내놓으면서 '이웃사촌'의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으로 주위의 칭송을 듣고 있다.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에 일찍 객지로 나간 고인의 네딸과 동기간 등을 건네줬다. 그돈으로 유족들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장례를 치렀고 58세로 한많은 생을 마감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황씨는 이웃서 사는 이씨가 남의 집 살이를 하면서까지 잘 살아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하던 젊을 때와는 달리 갈수록 자포자기 상태가 되자 타일러도 보고 자비로 소를 사서 키워 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씨는 정상적인 생활을 찾지 못 하자 아예 이씨의 형이 되기로 하고 91년 이씨 명의의 통장을 만들 었다.

생보자 지원이 현물에서 현금으로 바뀌자 이씨 집에는 쌀 한 톨 없고 지급된 생계비는 전부 술값으로 날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이장을 보던 때라 면과 협의해 생계보조금을 통장에 모아나갔다. 이씨가 쓸만큼만 생활비로 주고, 반찬, 의류 등은 함께 장에 가서 구입했다.

황씨가 이씨를 친동생처럼 돌보는 일은 이장을 그만 둔 뒤에도 이어졌다.동네사람들은 황씨가 없이는 이씨가 하루도 지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통장에 500여만원이나 모아 이씨의 앞날까지 대비해 나가고 있는지는 장례식을 치르기 전까지 몰랐다.

이씨 유족들이 장례를 치른 다음날인 7일 황씨를 찾았다. "큰일까지 무사히 치른것은 다형님 덕분입니다"라며 고인의 막내동생 이무상(56,서울)씨는 황 씨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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