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북면 상하리 이종문 씨 모친
박정숙 여사 별세…향년 87세
홍북면 상하리 이종문 씨의 모친 박정숙 여사가 지난 14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홍성의료원에서 장례절차를 마치고 16일 발인해 홍북면 내덕리 선영에 안장됐다.
고인은 갈산면 와리에서 1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긍정적이고 낭만적이었던 그는 이창규 씨와 결혼해 슬하에 4남 2녀를 두었다.
남편 이창규 씨는 음악을 유난히 좋아했던 셋째 아들 이종근(노블오카리나 대표)씨를 음대에 보낼 것과 가족들을 맏아들에게 부탁하고 1979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악기 다루는 것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다. 동네에서 사물놀이를 하면 장구 꽹과리 등 다양한 악기가 소리를 냈다.
환갑을 넘기며 당시 낙원상가에서 근무했던 막내 밥을 해주기 위해 상경했다. 낮이면 심심해 동네 놀이터에 나와 버들피리를 불며 어릴 적 뛰놀던 고향마을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동네 아이들에게 버들피리를 만들어 소리를 가르치고 만들어 팔기도 했다.
물이 오르는 춘삼월이 되면 의정부 등지로 가서 가지를 꺾어 버들피리를 만들었다. 그 가지를 둘둘 말아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가을에도 피리를 만들어 팔았다.
나중에는 서울대 앞, 을지로 입구 역 등 안다녀본 전철역이 없이 다니며 버들피리를 불고 판매도 했다.
“1991년 당시 하루 매상이 5만원이었다. 을지로 입구 역에서는 9만원을 올린적도 있다”고 막내아들 이종원 씨는 말한다.
이 후 ‘나는 버들피리할머니’라는 제목으로 스포츠 조선에 실렸으며 텔레비전에 출연하기도 했다.
“다시 태어나면 음대에 가서 정통으로 음악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던 그는 많은 추억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긴 채 떠났다.
셋째 아들 이종근 씨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무렵 난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대학갈 형편이 못됐지만 형님의 도움과 어머니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클라리넷을 전공할 수 있었다. 지금의 노블오카리나가 있게 된 것은 어머니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막내아들 이종원 씨는 “지난해 6월 전국 오카리나 동아리가 모여 공연하는 모습을 보던 어머니께서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씀해 가슴 뭉클하기도 했었다”며 “전 세계를 다니며 오카리나 박람회와 같은 여러 악기 박람회를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아들 이종문, 종찬, 종근, 종원 씨와 딸 경분, 복자 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