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시카고 교통국(CTA)의 레드라인 전철에서 요리책을 읽다가 잠들어 경관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뒤 법원에 출두했던 유리 청소업자 샘 하디슨은 시카고시가 소송을 취하하면서 범죄자 혐의를 벗게 됐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번 벌금 부과에 "시당국이 벌금 수입을 올리기 위해 별 짓을 다한다", "긴수염에 낡은 작업복을 입은 흑인이라서 경찰이 홈리스로 봤을 것", "깔끔한 복장의 백인이 전철에서 잠잤다면 벌금을 부과했겠는가"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하디슨의 유리 청소 고객인 변호사 존 모란이 무료 변론을 자청하기도 했다.
하디슨은 시 당국의 소송 취하 뒤 "벌금을 안내게 돼 기쁘지만 법원에 나오는 바람에 일을 못하게 돼 200달러 이상의 손해를 봤다"며 "전철에서 잤다고 범죄자로 다루는 법 자체가 웃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을 초대해서 함께 전철을 타고 싶다. 그러면 시장은 전철내의 수많은 잠자는 승객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내가 전철에서 다시 잠들면 경찰이 또 벌금을 부과할지 두고 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시카고에서는 수년 전에도 가우랍 바티아라는 화학 엔지니어가 전철에서 다리를 뻗은 채 잠들었다가 역시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당시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크게 보도되며서 이 사건은 '위험한 수면'이라는 황당한 혐의를 비꼬는 '죽음의 다리들(Legs of Death)'이라는 별칭을 얻었었다.
하디슨은 이와 관련, "바티아의 경우 다리라도 뻗고 잤지만 나는 얌전하게 졸고 있었으며 그 누구도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았다" 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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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7/07/13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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