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드그레이스=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 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긴 트리뷰트에서 중도 기권을 해 많은 논란을 낳았던 위성미(18.나이키골프)가 일단 '불행 중 다행'인 결과를 얻었다는 평을 들었다.
왼쪽 손목 통증을 이유로 긴 트리뷰트 1라운드 2개 홀을 남기고 기권했던 위성미는 7일 밤(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 골프코스(파72.6천596야드)에서 열린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1라운드가 사실 '진퇴양난'의 어려운 처지였다.
잘 치면 잘 치는 대로 '부상은 거짓이었다'는 비난에 빠지게 되고 부진할 경우 긴 트리뷰트에서 16홀을 치는 동안 14타를 잃은 것까지 싸잡아서 '과대 포장' 논란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위성미의 이런 상황을 빗대어 '이길 수 없는 상황(no-win situation)'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위성미가 1라운드에서 거둔 결과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47위. 그렇게 잘 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나쁜 성적도 아닌 어중간한 수준인데 이것이 오히려 그나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절묘한 결과가 됐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의 골프 칼럼니스트 론 시락은 8일 인터넷 판에 올린 기사를 통해 "이 정도 스코어는 위성미에게 적당한 결과"라고 평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던 다른 현지 언론들의 반응도 차분한 편이다. 특히 손목 통증을 이유로 드라이버를 한 번도 잡지 않고 또 15번 홀 도중에 마사지사를 불러 손목을 치료하게 하는 등 '부상 중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아직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시락은 같은 기사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문이 남아있다'고 지적하며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드라이버를 잡지 못할 정도의 부상이라면 왜 휴식을 취하지 않고 대회에 나왔는가'라는 것과 '스윙 기술과 자신감이 문제라는데 메이저 대회가 그런 문제점들을 고치기 위한 무대인가'하는 질문이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질문은 미셸 위가 어떻게 하면 다른 LPGA 선수들에게 정말 부상 때문에 기권했다고 믿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라며 위성미가 "필요 없다"고 했던 '사과'를 한 방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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