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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춤의 큰 맥을 잇는 춤꾼 이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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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춤의 큰 맥을 잇는 춤꾼 이애주
  • 김복실
  • 승인 1999.12.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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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맥의 근원지 홍성에서 새천년 맞이
이애주, 그는 누구인가?

96년 12월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자 이애주는 "온몸의 뼈마디와 피가 섞여 춤이 된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 말은 바로 스승 한영숙 선생의 춤에 대한 지론이었다.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통춤의 대가 김보남에게서 한국 전통춤을 배웠고 65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 입학하면서 국립무용단원으로 활동했다. 이애주는 69년부터 한영숙 선생에게서 춤을 학습했다. 한영숙은 누구인가? 우리 홍성 갈산 태생으로 불세출의 명무요 대안무가인 한성준 선생의 손녀로 태어나 한국무용사에 우뚝 선 명무요 큰 스승이다.

한영숙 선생이 승무 전수자를 물색하고 있던중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한 특강에서 이애주를 발견하고 제자를 삼았다. 76년 승무를 이수하고 83년 공간사랑에서 '한영숙류 이애주 전통무용'을 공연했다. 84년 우리 옛춤의 보편성을 오늘의 춤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을 위해 '춤패 신'을 창단히 '나눔 굿' '도라지꽃'을 공연했다. 82년 서울대 체육교육과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현재까지 교수로 재직중이다.

87년 6월 민주화 항쟁 무렵 '바람맞이' 공연과 이한열의 추도식장에서의 '한풀이춤'으로써 이애주 민주화와 인간화에 대한 의지를 춤으로 내보였다. 이때 이애주의 춤은 굿의 정신과 인간화의 맥락에서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춤 전공자들에게 춤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시키는데 기여했다.

90년대 들어 이애주는 승무를 중심으로 전통춤의 본질 파악과 전수를 목적으로 한맥춤회를 창설하여 활동하고 있다. 한성준춤·소리연구회와 한영숙 춤 보존회를 이끌면서 스승의 맥을 이어 우리춤을 살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홍성은 전통예술의 성지

97년 11월 30일 이애주는 한성준 선생 탄생 123주년을 기리며 선생의 고향 홍성에서 한성준 춤 예술제를 처음 펼이며 이렇게 고했다. "제가 한영숙 선생으로부터 할아버지 춤을 이어받게 된 것은 역사의 인연인가 봅니다. 제 삶의 모든 것이 그 춤 안에서 열매맺고 거듭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엄청난 유산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영원히 이어나갈 것입니다."

98년 9월 27일 그달의 문화인물로 선정된 한성준 선생의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그의 업적을 오늘에 되살리는 한성준 춤 소리 기념예술제를 또다시 홍성에서 열었다. 국내 최초로 한성준 춤비가 홍성 홍주문화회관 광장에 세워지기도 했다. 이때 이애주는 "한성준 선생이 태어나 20대까지 춤과 장단을 익혔던 홍성이 바로 우리 민족예술의 중심지다.

곧 홍성이 춤의 성지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에 맞춰 홍성에서 전통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은 한성준기념사업회를 결성하고 "홍성출신으로 우리나라 전통예술의 대부인 한성준 선생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고 홍성을 한국 전통춤의 고장으로 만들어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애주는 약속대로 한성준 기념관 건립을 위해 매주 홍성에 내려오다시피 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 11월에도 한성준 춤학교를 개설했다. 한성준기념사업회도 춤학교 후원 등 꾸준한 활동을 펴왔다.

20세기 전통춤문화 총결산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 예능보유자 이애주가 한 세기가 저물고 또다른 세기를 눈 앞에서 둔 시점에서 수천년 간 맥을 이어온 전통의 의미, 전통의 진정한 계승이 갖는 생명력을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우리춤 공연을 홍성에서 시작한다. 우리 전통춤의 큰 맥을 이루는 한성준-한영숙 선생의 춤맥의 근원지에서 스승께 절을 올리는 것으로 공연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한성준 춤 예술제를 세 해째 잇는 의미도 있다. 이애주 전통춤회가 주최하고 한성준기념사업회가 주관한다. 한성준춤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서는 무대다. 당대 최고의 광대 이광수가 비나리로 이번 공연의 의미와 빛을 더한다. 이애주는 스승으로부터 이어받은 우리 전통춤의 원형적 모습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려온 맥락에서 승무, 태평무 등을 공연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그간 널리 전해오지 않던 전통 장검무의 원형적 모습을 이애주가 스승의 춤사위를 바탕으로 재현하여 새롭게 무대에 올린다.

일반적으로 공연되는 검무는 궁중정재를 바탕으로 짧은 칼을 사용하는 춤 또는 근대에 이르러 새롭게 만들어진 춤 등이다. 이번 이애주가 무대에 올리는 '칼춤'은 고구려벽화의 모티브, 신윤복의 풍속화, 정약용의 한시 '무검편증미인' 등에 묘사된 우리나라 전통의 장검무 동작을 기본으로 한성준, 한영숙 선생의 춤사위를 통해 새롭게 재현하는 것이다.

20세기 우리 전통춤의 봉우리에 있던 한성준 선생의 고향 홍성, 이곳에서 20세기 전통 춤문화를 총결산하는 이애주의 우리춤 공연은 오는 17일 오후 7시 홍주문화회관에서 있다. 공연은 20일 오후 7시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대공연장, 22~23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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