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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선생님" 이정순 교사가 꿈꾸는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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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선생님" 이정순 교사가 꿈꾸는 교실
  • 김복실
  • 승인 1999.12.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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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스스로 문제해결력 키운다
홍성여자중학교 2학년 도덕시간에는 "학생 잘못에 대해 체벌은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다. 이 과목을 가르치는 이정순 교사가 먼저 교과 단원에 맞춰 학교생활에서 부딪치는 도덕적인 문제로 체벌을 던져준다. 학습자료로 체벌을 다룬 신문기사를 제공하여 체벌에 대한 사회적 시각을 먼저 파악하게 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자료도 내놓는다. 그러면 학생들은 활발하게 토론을 벌인다. 토론을 이끌어나가는 사회자도 학생이고, 각각의 주장을 들어 판결을 내리는 배심원도 있다. 토론이라는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찬,반 의견을 접하고 생각의 폭을 넓혀간다. 이 교사는 마지막 정리를 통해 방향을 잡아준다. 이같은 과정을 학생 개개인은 학습지에 기록한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수행평가를 실시한다.

"기존의 도덕 수업은 교사 중심의 훈화 주입식 수업이었지요. 방식을 바꿔보았습니다. 학생 스스로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수업시간이 재미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덕적인 판단력과 문제 해결력이 키워지는 변화도 나타나고요."

소집단 수업방식을 많이 활용해야 겠다.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도 새롭게 깨달았다. 이 교사는 이같은 현장에서의 교과수업 경험을 토대로 올해 '학습자 상호작용을 통한 도덕적 문제해결력 신장'이라는 주제의 연구과제를 올해 충남도 수업연구대회에 제출했다. 계획서 심사에서 뽑혀 7월 14일 지역교육청의 본심사에서 1등급을 받았다.

충남도교육청의 최종 심사를 통해 올해 제정된 '으뜸선생님'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됐다. 교과 수업에 관한한 최고의 열성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학습자료 개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며 동료교사와 학생, 학부모로 부터 존경받는 '으뜸선생님'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이 교사의 연구 경력 및 수상 실적을 보면 교실 수업 개선, 학습자료와 수업모형 개발에 대한
그의 열정과 노력이 확실히 남다름을 알 수 있다. 그는 지난해의 수업경험을 토대로 '생각키우기 자료를 활용한 학습자 상호작용이 자율적 실천의지 강화에 미치는 효과'라는 연구자료를 발표, 올 4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로부터 푸른기장을 수상했다. 97년에는 '향토선현의 얼 교육을 통한 대동의 정신 함양'이라는 연구로 교육부 지정 인성자율시범학교 유공교원 표창을 받았다.

특히 그는 도덕교사로서 뿐만 아니라 상담교사로서도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자료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공주사대 국민윤리교육과를 졸업한 87년 당진 고대중학교를 시작으로 홍성서부중, 갈산중에서 근무하며 상담을 맡은 이 교사는 "상담을 하며 갈증을 느꼈다"고 한다.

94~97년 공주대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하며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자료들이 엄청나다. 내가 몰라서 아이들에게 해주지 못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97년 홍성여중에 부임하면서 가출학생들의 상담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가출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개별화된 학습을 하는 수업시간에는 공부를 하고 획일적 강의식 수업 시간에는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을 알 수 있었다.

97년 '스트레스 대처훈련 프로그램의 구안·적용이 가출경험 여중생의 적응력 향상에 미치는 효과'(충남도 교육청 현장연구대회 1등급 수상), 98년 '소집단 상호작용이 자율적 실천의지 함양에 미치는 효과'(도 현장연구 2등급 수상) 연구는 그같은 상담경험에서 나왔다.

이 교사는 98년부터 홍성여중 진로상담부장이란 보직을 맡으면서 충남도 교육과학연구원 특별연구교사로 학급활동시간에 소집단 활동을 중심으로한 '학교생활 적응 프로그램 개발'에 2년간 활동했다. 이 자료는 7차 교육과정에 적용된다. 그는 또 올해에 새로운 상담방법을 도입했다.

학생들이 교사나 부모에게 얘기하기 어려운 문제를 친구한테는 하고 있어 신뢰감 있고 생각이 바른 학생 8명을 뽑아 상담자 교육을 3개월간 시킨 후 학급에서 어려운 친구가 되어 주도록 한 것이다. '또래상담 활성화를 통한 따돌림 예방'이라는 연구의 골격이다. 이 또래상담과 컴퓨터를 이용한 진로 상담으로 홍성여중은 올해 충남도 진로상담 최우수교로 선정됐다.

녹색기장, 으뜸선생님, 진로상담 최우수교 선정 등 올해 상복이 터진 이정순 교사는 "잘 한 것도 없는데 쑥스럽다. 큰 상을 받으니 어깨가 더 무겁고 부담이 된다.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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