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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돈 홍수로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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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돈 홍수로 어려움
  • 민웅기
  • 승인 2000.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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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기 침체로 대출부진...여신비율 47.5% 불과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 극심한 '돈 홍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내 제2금융권의 모 전무는 "조합원이 정기예탁을 하러 오면 또 밑지는구나, 걱정부터 앞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예금을 받아도 그 돈을 대출, 운용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 대전지점 집계 자료에 따르면 신협, 새마을금고, 읍·면농협 상호금융 등 군내 비통화금융기관의 지난 4월말 현재 여신비율은 평균 47.5%에 그치고 있다. 100억원을 예금으로 받아들여, 47억5000만원만 대출하고 나머지 52억5000만원은 여유자금으로 가지고 있다는 계산이다.

심지어 대출비율이 30% 대에 머물고 있는 금융기관도 있다. 여신비율은 97년말 57.5%, 98년말 52.8%, 99년말 46.2%로 줄어 들었다. 이같은 대출의 부진은 해당 금융기관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현재 군내 제2금융권의 1년짜리 정기 예탁, 적금의 예금금리는 8~9% 정도이다. 전체 예금중 이 예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70~90%. 2~3%의 저금리 예금인 요구불예금(수시로 넣어다 뺄 수 있는 예금)은 10~30%에 불과하다.

제2금융권은 따라서 최소 총예금의 70~90%를 예금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해 이익을 발생시켜야 한다. 그러나 대출비율이 이에 따르지 못해 손해를 보고 있다. 더욱이 여유자금을 상급기관에 예치해도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협, 농협 중앙회, 새마을금고연합회의 예치금리는 7~8%대로, 일선 조합이 정기예탁금이나 적금을 받아 예치할 경우 0.1~1% 정도의 역마진이 발생한다. 10억원 예금을 예치할 경우 100만원~1000만원을 손해본다는 결론이다.

일부 제2금융기관은 여유자금을 은행권의 신탁, 채권에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위험 부담이 커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대출보다 높은 마진을 올릴 수도 있으나, 오히려 원금마저 까먹을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홍주신협의 곽기성 전무는 "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다. 아무나 막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곽 전무는 특히 대출 부진에 대해 "지역경제의 침체가 원인이다. 대출 수요가 없다. 대출받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금마농협의 표경덕 상무는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농협운영중 비중이 큰 신용사업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새마을금고의 오세승 전무는 "예금과 대출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무는 특히 제2금융권도 이젠 자산이나 수신고 성장위주에서 내실있고, 건전한 금융기관 만들기, 은행과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 전략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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